(대구=뉴스1) 정우용 기자,이성덕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변호사 사무실 203호에 불을 질러 무고한 6명의 생명을 앗아간 방화 용의자 천모씨(53)가 투자자들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하자 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씨는 대구 수성구의 한 재개발지역 사업에 투자했다가 분양 저조 등으로 큰 손해를 보자 시행사 측을 고소했고, 수년에 걸쳐 진행된 재판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천씨를 10년 가까이 지켜본 B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천씨와 재개발사업 업무대행업체 대표 C씨는 재개발사업 초기 단계에 서로 협력해온 사이였다"며 "대구와 경북에 인맥이 많은 천씨가 투자자를 모집하러 다녔고 C씨는 시행사 업무를 대행하는 일을 주로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 천씨가 C씨와 사업 방향이 맞지 않자 서로 감정이 나빠졌고, 천씨가 C씨를 횡령 등의 혐의로 잇따라 고소했으나 재판에서 줄줄이 졌다"며 "천씨가 재개발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못갚고 재판에서 져 극한 상황에 놓이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
B씨 역시 재개발사업 초기 단계에 천씨에게 투자했다고 한다.
B씨는 "C씨가 재개발사업에 운용자금이 더 필요하자 천씨에게 투자자를 찾아오라고 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금액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천씨가 다른 투자자에게 수억원을 빌린 뒤 아파트와 주식을 사고 남은 돈을 C씨에게 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씨는 투자자를 찾아오는 대가로 C씨에게 재개발로 지은 건물의 상가 일부를 받기로 약속받았다"며 "그러나 분양이 저조하고, C씨를 상대로 한 재판에서 줄줄이 패소하고,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갚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천씨는 C씨 등에게 '집에 찾아가 불질러 버리려고 등유를 구입했다. 자식들의 인생까지 망칠 수 없어 참는 중'이라는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며 "천씨는 대전에 거주하는 부인과 자녀 3명에게 생활비도 줘야 하고 계획대로 사업이 되지 않자 해서는 안될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천씨는 2013년 대구 수성구의 한 전통시장 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재개발사업 업무대행을 수주한 B정비사업 대행업체와 투자 약정을 맺고 2~3년에 걸쳐 7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재개발사업은 계획대로 추진돼 2018년 11월 지하 4층~지상 15층 규모의 상가와 오피스텔 분양에 나섰으나 초기 분양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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