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조직위원장 ‘내정설’ 잡음
집권여당 국민의힘 내 '당권 주도권 경쟁'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각 지역 조직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른바 '당협 쇼핑' 논란으로,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공천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년 뒤 총선을 대비하기 위해 선거구별 조직 정비에 돌입했다. 특히 지역을 관리할 조직위원장을 새로 선출해 민심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당은 지난 1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전국 47개 당협의 조직위원장 공모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안에 조직강화특위를 열어 지역별 조직위원장을 인선할 예정으로, 조직위원장에 인선되면 곧바로 운영위 회의를 열어 당협위원장으로 정식 취임된다. 새로 뽑힐 당협위원장은 2년 후 치러질 총선의 공천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의미와 영향력이 상당하다. 항상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다만 이번 선출 과정에서는 조직위원장 공모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일부 인사들의 '내정설'이 돌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당 지도부가 낙점한 인사나 현직 비례대표 의원들이 이미 특정 지역을 점찍어뒀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면서다. 당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당 지도부 중 한 사람은 특정 후보에게 '당신이 당협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말을 하고 다닌다"며 "이거야 말로 지도부의 '당협 쇼핑'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비례의원들이 내정됐다고 주장하는 인사들은 '당이 언제부터 이렇게 비례의원들에게 선물인양 당협을 줬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지역 조직위원장 후보자는 "일부 비례의원들은 이미 당협위원장이 된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지역 현안도 잘 모를 것이 뻔한데 그간 지역을 지켜온 사람보다 애정이 클리가 있나"라고 주장했다.
'당협 쇼핑' 논란은 앞서 이준석 대표와 중진 정진석 의원간의 설전이 이어질 때에도 한차례 불거진 바 있다.
정 의원이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로 분류되는 정미경 최고위원의 경기 성남 분당을 당협위원장 내정을 '당협 쇼핑'이라고 지적하면서다. 정 최고위원은 "저를 이 대표의 측근으로 만들어버렸다. 당연히 면접도 보고 서류도 내서 분당을에서 (내정) 된 것"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다만 이날 배현진 최고위원이 당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같은 지역인 성남 분당을 전 당협위원장인 김민수 전 위원장을 추천하면서 논란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이 혁신위원이 되면 사실상 '경쟁자'인 정 최고위원간 신경전은 물론 이해 당사자가 직접 공천룰을 다루게 된다는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도 예상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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