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우는 17일 강원도 춘천시 남춘천CC(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억원) 이틀째 2라운드에서 보기 3개에 버디 5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기록한 류현우는 공동 20위권에 자리하고 있다(오후 6시 현재).
KPGA코리안투어 2승,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2승 등 통산 4승을 거두고 있는 류현우는 이번 대회에 JGTO투어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그는 대회 개막전부터 아들 다승(12) 군을 캐디로 동반해 대회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승이는 류현우가 2009년 신한동해오픈에서 프로 데뷔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고서 그해 12월 결혼해 이듬해인 2010년 10월에 얻은 아들이다. 더 많은 우승을 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태명이 그대로 이름이 됐다. 그 바램이 통해서였을까. 류현우는 다승이가 태어난 이후 한국과 일본에서 3승을 더 추가했다.
다승이에게 있어 아빠의 캐디는 버킷 리스트였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아빠를 졸랐다. 류현우는 "예전에 김대섭 프로 아들이 캐디를 한 걸 보고 다승이와 약속을 했다. 당시 다승이에게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 시켜주겠다’고 얘기했는데 이제 6학년이 됐으니까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함께 출전했다"고 말했다.
전날 1라운드를 마친 뒤 다승이는 "탈진했다. 발목이 정말 아프다"면서도 "아빠가 컷 통과를 하면 4일 내내 하겠다"고 했다. 2라운드를 마친 뒤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다승 군은 잠시 고민한 뒤 "목표가 컷 통과였는데 이루게 돼 무척 기쁘다"면서 "내일도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힘들었지만 아빠가 곁에 있어 캐디를 하는 게 재밌었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캐디를 하겠다고 한 이유는 아빠를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현우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4개월만에 입국했다. 지난해에는 8개월간 아들 얼굴을 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
류현우는 "아들이 옆에 있으니 공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면서 "아들이 내일 퍼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힘들어 할 것에 대비해 예비 캐디를 대기시킨 상태다. 다승이가 캐디를 그만하겠다고 하면 언제든지 캐디를 바꾸기 위해서다. 하지만 12살의 든든한 장남 다승이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아빠를 지근 거리에서 도울 기세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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