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임기 동안 서울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엄마 행복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뉴스1은 지난 17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헌정사상 최초의 4선 서울시장에 당선된 소감과 차기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과제들에 대해 물었다.
오 시장은 시정의 목표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앞으로 4년 동안의 임기 동안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시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은 15년 전 민선 4기 시장에 당선됐을 당시 시행한 '여성 행복(여행) 프로젝트'의 속편 겪인 '엄마 행복(엄행)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엄마가 행복해져야 아이가 행복해지고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고 행복해진다"며 서울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 시장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확정한 중앙 정부와는 달리 보육 정책 강화를 위해 시울시 내 여성가족정책실을 강화할 것이라는 의지도 내보였다. 그는 "중요한 것은 기능이지 이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오 시장은 '하후상박'형 복지시스템인 '안심소득' 제도의 도입,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서울런'의 확대, 수변감성도시 구축, 쓰레기 소각장 신규 설치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다음은 오 시장과의 일문일답
―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이 됐다. 4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이것 만큼을 꼭 하고 싶다는 것이 있을까.
▶ 선거를 할 때도 '약자와의 동행'을 가장 강조했다. 이중 가장 완성하고 싶은 것은 '안심소득'이다. 안심소득 실험이 곧 시작하는데 세기의 실험이다. 이게 완성되면 전 세계 복지시스템이 다 바뀐다. 그 정도로 파괴력 있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모든 복지제도의 문제점은 근로의욕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안심소득 실험이 성공하면 저소득층의 근로의욕이 증진되고 복지 사각지대가 사라지게 된다. 그러면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따라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 양극화의 가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안심소득에 거는 기대가 가장 크다.
두번째로 '서울런'을 필두로 하는 교육격차 해소 사업이다. 이 사업도 수혜자의 범위를 최대한 늘리면서 성과를 보이고 싶다. 앞으로 성공 사례가 꽤 많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육 격차 해소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다. 적어도 이 두 가지는 성과에 따라서 상당히 큰 사회적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이다.
― '여소야대'의 시의회 구성으로 하지 못했던 사업들이 많았다. 이번 지방선거로 시의회 원구성이 바뀌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나.
▶ '서울시 바로 세우기'다. 나머지 정책들은 예산을 반영해야 해서 연말이나 돼야 큰 틀의 가닥이 잡힐 테지만 서울시 바로 세우기는 바로 할 수 있다. 조만간 관련한 감사결과들이 발표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잘못 만들어진 관행들을 바로잡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할 것이다. 구청에서 다 할 수 있는 것들을 필요 없는 중간조직(시민단체 등)을 만들어서 했다. 구청들과 협의해서 중간 조직이 없어도 되는 업무를 직접 할 수 있게 하고 사업을 재구조화하겠다.
― 4선 임기 첫 조직 개편 방향도 관심이 높다.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가 확실 시됐는데 서울시의 여성가족정책실은 어떻게 운영하실 계획인가.
▶ 정부의 경우 보육 정책의 권한이 보건복지부에 있는데 서울시의 경우 여성·가족 정책 예산의 70~80%가 보육 관련 예산이다. 굳이 정부와 보조를 맞출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기능이지 이름이 아니다.
과거 15년 전에 서울시장이 되고 나서 '여성 행복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모든 업무를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여성의 시각으로 바꾸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정책이 돼서 유엔에서 공공행정상 대상도 받았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의 시즌 2격인 '엄마 행복 프로젝트', 줄여서 '엄행 프로젝트'를 시행할 계획이다.
정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져야 아이가 행복해지고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고 행복해진다. 여성이 편리해지고 안전해지고 했던 것처럼 엄마가 행복해지는 서울을 만들 것이다. 조만간 발표를 할 예정인데, 그러면 여성가족정책실이 할 일이 많아질 것 같다.
― 수변감성도시 조성 공약은 과거 임기 때 시행한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비슷해 보인다. '한강르네상스 시즌2'라고 보면 되나.
▶ 맞다. '한강 르네상스 시즌 2'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 범위를 한강에서 지천 곳곳으로 넓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지천 르네상스'라고 하려 했다가 '수변감성도시'로 이름을 바꿨다. 벌써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환경단체에서 반대를 시작하는데 한강 르네상스 할 때도 똑같았다. 하지만 결과는, 시민들의 행복지수 향상에 굉장히 기여하는 사업이 됐다.
서울의 수변 공간은 서울시의 큰 밑천이다. 수변 지역의 공간의 이용을 극대화하는 것은 서울시의 의무와 책임이다. 지금처럼 수변공간을 악취 나고 낙후된 상태로 놔두는 것은 직무유기다. 지금은 산책로나 자전거길 정도지만 각종 시설물을 넣어서 이용을 극대화하고 아름답고 멋진 공간, 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서울은 공원,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다. 그런데 물은 늘 녹지와 함께 하기 때문에 그 공간 이용을 극대화하고 휴식시간에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는 것인데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한강 르네상스 시즌2'를 표방해 서울의 332㎞ 물길을 전부 활용할 것이다.
―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고, 금리 인상 등 경제 충격도 상당하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당분간 없다고 했는데, 지하철과 버스의 구조적인 적자 누적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맞는 말씀이고 사실이다. 지금 물가 관리가 비상인 상황에서 중앙 정부도 할 수 있는 일은 다 찾아서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오르는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고 지난 2년간의 확장재정의 영향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도 크다. 물가를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공요금까지 올리는 것은 좋은 행정은 아니라고 본다.
적자를 끌어안고 싶은 지자체장이 어디 있겠나. 서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7년 동안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명분으로 봐도 인상이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고 보고 버틸 때까지 버텨보려고 한다. 무임승차 비용 보전과 관련해서도 예산철이 되면 기획재정부에 본격적으로 요청할 생각이다.
― 쓰레기 소각장 신규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선정 지역 주민 반대가 심할 텐데 뚝심 있게 해낼 수 있겠나.
▶ 제가 그런 분야의 전문가다. 15년 전에 처음 서울시에 들어왔을 때도 그것부터 시작했다. 당시 서울에 4개 소각장이 있었는데 가동률이 20% 미만이었다. 다 각 자치구의 쓰레기만 소각하고 나머지는 매립장으로 보냈는데 그때 제가 취임하고 1년 만에 이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인근 지역의 쓰레기도 소각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고 서울 시내 고르게 다 쓰레기 받게 했다.
신규 소각장 건립문제도 올 하반기 내에 반드시 가닥을 잡을 것이다. 원리는 간단한데 기피시설을 기대시설로 만들면 된다. 새로 짓는 소각장은 지역 명물로 만들고 많은 사람이 보러오고 쉬러오고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소각장을 명물로 만들어서 돌파할 계획이다.
― 둔촌 주공 아파트 재건축 문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시가 중재하는 것이 맞냐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법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개입하지 않을 수는 없다. 작은 단지도 아니고 1만 가구가 넘어 시의 주택공급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다. 합의가 될 듯하다가 틀어졌지만 곧 이뤄질 것이다. 매일매일 보고를 받고 있고 제2부시장에게 전담해서 하도록 지시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전심전력으로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안 되면 제가 직접 나설 것이다.
― 차기 대선 주사 여론조사를 하면 상위권에 이름이 오른다. 어떻게 생각하나.
▶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은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저는 진심으로 어떤 자리를 목표로 하고 그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한 적은 없다. 현재 서울시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게 많다. 도시를 변화시켜서 시민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생기게 해드리는 것,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저로서는 기회다.
저는 서울시의 운영이 대통령직보다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강공원 같은 데 가서 시민들이 연인끼리 가족끼리 잔디밭에 앉아 아기자기하게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 그런 성취감을 뭐랑 바꿀 수 있을까. 저는 그 성취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다음 스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음 자리를 생각한 대형 프로젝트 같은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이 이제 그런 수준의 도시가 아니다. 세계적인 도시인 뉴욕, 런던, 파리에서도 그런 대형 프로젝트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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