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법무부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피해자인 이창복씨(84)의 초과지급국가배상금 지연이자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이날 이노공 법무부차관 주재 하에 서울고검, 국정원 관계자가 참여한 '초과지급국가배상금 환수 관련 관계기관 회의'가 열렸다.
앞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들은 국가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1·2심 소송에서 승소해 약 11억원을 가지급받았다. 하지만 2011년 대법원이 배상액을 약 6억원으로 감축해 5억원의 초과지급국가배상금이 발생했다.
이후 국가는 이창복씨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2017년 이씨 소유 자택에 대해 강제집행신청을 했다. 그 사이 이씨는 초과지급국가배상금은 물론 그간 누적된 이자 약 9억6000만원도 함께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이씨는 지난 2019년 5월22일 이 강제집행을 불허해달라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했고, 재판부는 지난달 4일 이씨가 원금 5억원을 분할납부하면 지연이자 약 9억6000만원을 면제하도록 하는 화해권고를 했다.
법무부는 "피해자가 예측할 수 없었던 판례 변경으로 초과지급된 배상금 원금 외 다액의 지연이자까지 반환토록 하는 것은 국가의 잘못을 배상하다는 국가배상의 취지, 정의 관념과 상식에 비춰 가혹할 수 있다"며 "관계기관 회의 결과 등을 종합 고려해 재판부의 화해권고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배상 진행과정에 국가의 실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가지급 이후 판례변경이라는 이례적 사정으로 이른바 '줬다 뺐는' 과정이 생겼다"며 "국가배상으로 받을 돈은 6억원인데, 토해 내야 할 돈은 15억원이 돼 그대로 방치하면 국민이 억울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는 오직 팩트, 상식, 정의의 관점에서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국민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진영논리나 정치논리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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