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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산림과 가까워지는 도시, 대형산불 위험 키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0 18:03

수정 2022.06.20 18:03

김만주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장
최근 산불 주로 인근서 옮겨붙어
중앙산림재난상황실 3교대 근무
산림 헬기 통해 24시간 모니터링
울진 산불땐 밤새 드론 띄우기도
[fn이사람] “산림과 가까워지는 도시, 대형산불 위험 키워”
【파이낸셜뉴스 대전=김원준 기자】 "산림 인근 주민들은 자연과 가까이에서 전원생활을 누리는 만큼 항상 산불에 대한 경각심도 가져야 합니다."

김만주 산림청 중앙산림재난상황실장(사진)은 "최근 산불은 등산객이나 입산자가 내는 것보다 산림과 맞닿은 주택과 공장 등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산림 인근 생활권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김 실장은 "도심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생활권이 산림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원생활을 누리는 만큼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럽 등지에서는 숲 주변 주민들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 집 주변에 소화액을 미리 뿌려놓거나 소화장비 등을 갖춰 놓고 화재에 대비한다"고 부연했다.

김 실장은 정부 부처에서 몇 안되는 헬기 토털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1990년부터 6년간 육군 항공대에서 헬기 조종사로 복무한 뒤 전역한 그는 지난 2001년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책 및 항공사고조사 업무를 담당하다 2007년 산림청으로 부처를 옮겼다. 산림청에서도 산림항공본부와 산불방지과에서 산림 헬기 관련 업무를 맡는 등 30여년간 줄곧 헬기와 관련한 일을 전담했다. 무인헬기와 드론 조종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가 중앙산림재난상황실장직을 맡은 것은 지난 2020년 7월. 이전에는 '산불상황실'로 불리던 중앙산림재난상황실의 주업무는 산림헬기를 활용한 산불 진화뿐 아니라 산사태 대응과 산악구조, 산림병해충 모니터링 등이다.

중앙산림재난상황실 근무인원은 모두 12명이다. 이들은 3교대 24시간 근무체계를 유지하다 일단 상황이 발생하면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초기 산불이 대형산불로 번지면 김 실장은 먹고 자는 일을 상황실에서 해결한다. 잠은 상황실 한쪽에 비치된 간이침대에서 2~3시간 눈을 붙이거나 책상 위에서 잠깐 쪽잠을 자는 정도다. 컵라면이나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세수와 양치도 상황실 옆 화장실에서 간단히 처리한다.

김 실장은 지난 3월 초 발생해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된 울진·삼척 산불 때는 상황실의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열흘간 이어진 울진·삼척 산불 기간에는 밤새 드론을 띄워 화선을 파악하고 동이 트기 전까지 헬기 배치전략을 마련하는 일과가 반복됐다"면서 "당시 거의 뜬눈으로 근무하면서 피로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최근 빈도가 잦아지고 대형·장기화하는 산불의 원인으로 기후변화 현상을 지목한다.

우리나라의 법정 산불조심 기간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봄철과 가을철에 지정된다.
그러나 올해는 초여름 가뭄이 계속되면서 산림청이 장마 직전인 6월 2~19일을 산불조심 특별대책기간으로 따로 설정했다. 이러한 조치도 결국 기후변화를 느낄 수 있는 단적인 사례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경북 울진 등 동해안은 최근 5년간 변변한 눈이 한 번도 오지 않을 만큼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기후변화가 눈에 보일 정도로 산림에 다가와 있는 만큼 더욱더 산불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wj5797@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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