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나스닥 지수 급락
저가 매수 노린 투자금 몰려
92개 북미펀드 설정액 10조
3개월새 1조5726억 늘어나
저가 매수 노린 투자금 몰려
92개 북미펀드 설정액 10조
3개월새 1조5726억 늘어나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국내 92개 북미 펀드에는 연초 이후 설정액 3조452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3개월 동안에만 1조5726억원이 설정됐다. 이에 따라 총 설정액은 10조1515억원으로 늘었다.
개별 펀드 중에선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H(주식)'에 올해 1390억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은 배당에 인색하고 안정성이 뒤처지는 정보기술(IT) 등 성장주 비중을 줄이고 코카콜라, AT&T, 월마트, 존슨앤존슨, 맥도날드 등 꾸준한 이익을 내는 전통 강자들에게 투자한다.
AB미국그로스(599억원),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280억원),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UH(154억원), KB스타미국S&P500인덱스(13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올해 북미 주요 지수가 급락하자 이를 저가에 매수하려는 투자자금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스탠더스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17일(현지시간)까지 각각 28.38%, 31.79% 급락했다. 설정액 유입 상위 5개 상품의 평균 손실률 역시 19.48%로 집계됐다.
다른 국가에 비해 미국 증시가 안전하다는 점도 투자 요인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연초 이후 미국과 함께 G2(주요 2개국)를 구성하고 있는 중국을 제외한 베트남(-593억원), 유럽(-480억원), 브릭스(-123억원), 중남미(-61억원), 일본(-43억원) 등 대부분 지역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도 일시적 현상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가계, 기업 부문 부채비율이 지난해부터 줄어드는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에서 각 주체들이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 성장주 주가 하방 압력은 여전히 높다"면서도 "1·4분기 실적으로 수요의 견고함은 확인됐고, 지속적 주가 하락으로 상대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증시를 타격할 악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인플레이션 고점 통과가 명확히 감지되지 않는데다 주가 하락을 끊어낼 2·4분기 기업 실적 전망치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높은 물가 수준이 당분간 불가피한 만큼 연준의 긴축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시중 유동성 감소 및 민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은 경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7월 예정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결과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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