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KB 9 to 6 지점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1 18:00

수정 2022.06.21 21:41

노조 “대출 승인 등 오후 연기
지점홍보 목적 실적 몰아줘” 주장
인센티브 지급도 사측과 입장차
'오후 조 실적 몰아주기 VS 현실적으로 불가능', '오후반만 인센티브 VS 9to6 지점 모두 인센티브'

KB국민은행이 올해 시중은행 최초로 9to6(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 지점을 전국적으로 운영하면서 실적몰아주기와 인센티브 논쟁에 빠졌다. KB국민은행 노조는 회사측이 오후 4시 이후에 영업점 실적을 높여 9to6 지점 운영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측은 실적 몰아주기는 은행 시스템을 알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오후반 직원에게만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논란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금융 노동조합은 최근 9to6 지점 운영에 대한 문제를 회사측에 제기했다. 9to6 지점은 오후 4시까지인 영업점 운영시간을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형태의 특화지점이다. 서울 및 수도권, 전북, 충청, 대구, 부산, 광주 등에 72개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지점 운영은 다른 은행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확산으로 일부 지점들이 폐쇄되는 반면 일부 지점들은 자산관리, 대출상담 등 대면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기존 은행 영업시간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이 많은 곳에 이런 지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의 지점 전략과 고객 중심 영업전략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것은 실적 몰아주기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오후 4시 이후에 가급적 많은 실적이 발생하도록 9to6 지점 직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예금이나 펀드 가입 등은 불가능하지만 대출 승인 등은 오후에 하라는 압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는 입장이다. 모든 시스템이 전산화 돼 있어 일부러 실적을 오후 시간대로 미룰 수 없다는 것. 또 일부 고객에게는 지점 영업에 여유 있는 오후 시간에 와서 충분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를 할 수 있어도 실적 때문에 오후에 오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직원 인센티브도 논란이다. 현재 9to6 지점은 오전반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오후반은 11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일한다. 국민은행은 오후반 직원들을 위해 승격이나 동료 평가 등에서도 우대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오후반 직원의 경우 고객이 많치 않고 이는 실적으로 이어져 이를 보완해줄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데 보상도 필요하는 것. 이 때문에 오후반 근무 공모를 했을 때 직원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노조는 오후반 직원들이 근무를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닌데 이들 만을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차라리 9to6 지점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내부의 불만이 나오고 있지만 고객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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