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가공무원 115만명 돌파
올해도 만 명 더 늘어날 듯
인건비 40조에 연금적자보전 4조
유지비용은 다음 세대가 부담
인력 재배치·조직 통폐합 시급
올해도 만 명 더 늘어날 듯
인건비 40조에 연금적자보전 4조
유지비용은 다음 세대가 부담
인력 재배치·조직 통폐합 시급
올해도 공무원 수와 인건비, 연금적자 충당금 등 관련 지출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공무원 3만5536명을 채용하는데 정년퇴직 등을 감안해도 1만명가량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현 공무원 수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고물가 저성장 국면에서 공무원 집단이 비대해지면 경제에 큰 부담이다. 고용주인 정부는 공무원 연금적자 보전, 고정비인 인건비 지출 가중 등 재정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연금개혁에도 걸림돌이다. 디지털 비대면 전환, 인구 감소 등 사회 전반의 변화속도가 빠른 만큼 공무원 재배치 및 비효율 위원회 통폐합 등 정부조직 개편, 공직사회의 선제적인 구조 개혁이 시급히 요구된다.
■'115만 공무원' 5년새 10만명 순증
21일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2021년 행정부 국가공무원 인사통계에서 지난해 12월31일 기준 공무원 수는 115만6326명으로 공식 집계됐다.
인사통계에 따르면 전체 국가 공무원(115만6326명) 중에 중앙정부(행정부)는 75만6519명, 지방자치단체는 30만1872명이다. 나머지(2만6781명)는 입법부·사법부·중앙선관위 등의 공무원이다.
공무원 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6300여 명 감소한 이후 계속 증가추세다. 지난 10년(2012~2021년)간 국가 공무원(입법·사법부 등 제외)은 15만6120명 순증가(2011년 대비 17.3%)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순증가한 국가공무원 수는 10만4925명에 달한다. 이는 이명박 정부 말(2012년)과 박근혜 정부(2013~2016년)까지 5년간 순증가한 공무원(5만1198명)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중앙정부 공무원(75만6519명) 중에 직종별로는 교육공무원이 37만1392명(비중 49.1%)으로 가장 많다. 일반직 공무원(17만8199명, 23.6%), 경찰공무원(14만835명, 18.6%)이 뒤를 이었다. 소방공무원(2020년 국가직 전환)은 6만1051명(8.1%)이다.
■매년 2만여명 퇴직, 2000여명 징계
공무원 세대교체도 빨라지고 있다. 연령대로 30대 이하 MZ세대 공무원이 41.4%(31만3000명)를 차지했다. 공무원 5명 중 2명 꼴이다.
퇴직한 공무원은 지난해 2만4985명이다. 퇴직자는 공무원연금을 개편했던 2015년(2만4996명)을 정점으로 줄어들다가 2018년(1만9752명) 이후 다시 증가세다. 과도한 업무량, 경직된 조직문화, 미래 연금 불안, 민간 대비 낮은 급여 등을 이유로 임용 5년 미만 공무원의 퇴직(2020년말 9258명)이 늘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올들어 7·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가 크게 줄어든 이유이기도 하다.
각종 비위 행위로 지난해 공무원 2039명이 징계를 받았다. 이 중에 50명이 파면, 174명이 해임됐다. 품위유지 의무 위반(음주운전, 갑질, 성비위 등)이 가장 많았다.
■공무원 양적 팽창, 미래세대 부담
윤석열 정부는 공무원 수를 115만명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하지만 공무원과 조직을 현행대로 유지한 채 규제개혁과 시장경제 전환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공무원 집단이 비대할수록 국가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고물가 저성장 위협에 생산가능 인구마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다. 공무원 집단이 커질수록 규제는 늘어나고 국가경제 역동성, 생산성 측면에서는 효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국가재정에도 상당한 부담이다. 중앙정부 공무원(지방직 제외) 인건비(총 40조2000억원)는 지난해 사상 처음 40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33조4000억원)보다 24% 증가한 규모다. 인상률을 감안하면 매년 공무원 인건비 규모는 더 늘어난다.
여기에 더해 국가가 부담하는 공무원 연금충당부채도 커진다. 지난해 공무원 연금충당부채는 905조원으로 전년보다 75조원이나 늘었다. 역대 최대다. '연금충당부채는 추정치이지 당장 갚아야 하는 나랏빚이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정부도 공무원수 증가에 따른 재정 부담 가중은 부인하지 못한다. 정부는 올해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4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이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115만 공무원 유지비용'은 현재와 미래세대가 져야 할 부담이다. 연금개혁이 시급한 이유다.
양적으로 급팽창한 공무원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 규제개혁, 민생복지, 국민안전 등 사회·경제 변화에 맞는 공무원의 선제적 재배치, 방만·비효율 정부조직 및 각종 위원회 통폐합 등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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