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검찰 정기 인사가 이달 순차적으로 단행될 예정인 가운데 새롭게 승진할 검사장과 특수수사를 이끌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2·3부장에 누가 임명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사단' '특수통' 위주 인사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검찰인사위원회는 '공정한 인사'를 강조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공석이 많아서 큰 폭의 인사다"라며 대규모 인사를 예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검검사급(검사장) 인사를 이르면 이번 주 단행할 예정이다. 이후 고검검사급(중간간부) 인사는 이달 말 발표한다.
전날 열린 검찰인사위는 검사장 인사에서는 "실력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기준으로 전문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검장급 자리는 법무연수원장,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에 최근 사의를 표명한 김관정 수원고검장 자리까지 포함하면 4곳이 '공석'이라고 할 수 있다. 검사장급 자리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에 사의를 표명한 박찬호 광주지검장 자리를 포함하면 2곳이 비어있다.
전날 법무연수원 검사 연구위원을 5명 증원하는 내용이 담긴 조직 개편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오는 7월5일자로 시행한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는 검사장급으로도 보임할 수 있다.
지난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 난 이정수 검사장의 사표가 이번에 수리될 경우 검사장 이상 자리는 최대 12석이 비게 된다. 최대 12명의 검사장 승진이 가능한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28~29기 검사장 승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형사3부장으로 호흡을 맞춘 신응석 서울고검 검사,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검 공공수사정책관으로 일한 임현 서울고검 형사부장, 이진동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모두 28기다.
29기에서는 신봉수 서울고검 검사, 정영학 울산지검 차장검사,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박세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송강 청주지검 차장검사가 언급된다.
여성 고검장의 탄생도 주목된다. 역대 여성 검사장은 5명에 그치며 현직은 노정연 창원지검장(54·25기), 고경순 춘천지검장(49·28기),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54·29기) 3명뿐이다.
윤 대통령의 '카풀 멤버'로도 알려진 노 지검장의 경우 최초 여성 고검장 혹은 검찰총장 후보로도 언급된다. 6번째 여성 검사장이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9기인 박지영 춘천지검 차장검사의 검사장 승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존 2개에서 3개 부서로 늘어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2·3부에는 '윤석열 사단' 부장검사들이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인사위는 이번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2기를 차장검사, 36기를 부장검사, 37기를 부부장검사 승진 대상으로 정했다. 반부패수사부를 지휘할 고형곤 4차장검사가 31기인 점을 고려하면 반부패수사1·2·3부장은 32기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대검 수사지휘과장을 지낸 엄희준 서울남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49·32기), 국정농단 특검팀을 함께 한 김영철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장(49·33기)과 김해경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48·34기), 강백신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49·34기)이 중앙지검 반부패수사 부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김해경 부장은 최초의 여성 반부패수사 부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의 박성훈 단장(50·31기)과 지방선거가 끝난 시점에서 서울 내 선거수사를 전담할 중앙지검의 최창민 공공수사1부장(50·32기), 김경근 공공수사2부장(49·33기), 진현일 형사10부장(50·32기)가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라 이 자리도 누가 맡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형사10부는 직제개편에 따라 공공수사3부로 바뀐다.
결국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인사는 한 장관의 구상이 주로 담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검찰총장의 '식물총장화(化)' 우려도 나온다. 검찰총장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인사를 이원석 대검 차장과 협의할 수밖에 없는데 검찰총장 임명 이후에도 실권은 이 차장에게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검찰총장을 보좌할 대검 부장들도 검찰총장이 직접 뽑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총장 패싱' 인사로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난 인사처럼 '윤석열 사단' '특수통' 위주의 인사가 이뤄진다면 '공정성' 우려가 떠오를 수도 있다. 2019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도 윤석열 사단·특수통 일색 인사가 이뤄지면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