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웨스트플로리다 야생관리단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플로리다주 남부 콜리어 카운티의 한 주립공원에서 길이 5.4m, 무게 97.5㎏의 암컷 버마왕뱀을 포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뱀은 머리 길이만 무려 15㎝에 달하며 플로리다에서 포획된 뱀 중 가장 무거운 개체로 알려졌다. 뱀을 잡는 데는 살아있는 수컷 뱀이 미끼로 이용됐다. 버마왕뱀은 번식기 동안 수컷이 암컷에게 접근하는 습성이 있는데 연구진은 수컷에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송신기를 부착하고 풀어놓은 뒤 암컷을 찾았다.
연구진은 이번에 잡힌 초대형 암컷 뱀의 배를 가르고 갈비뼈를 여는 과정에서 수정되지 않은 알 122개도 발견했다. 이는 지금까지 해부한 개체 중에서 가장 많이 나온 것이었다.
연구진은 2013년부터 버마왕뱀 1000여 마리를 연구 목적으로 포획해왔으며 그 무게만 11.3t이 넘는다. 플로리다 주정부는 생태교란종인 버마왕뱀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버마왕뱀은 멸종위기종인 플로리다 퓨마와 경쟁관계로 최근 토종 퓨마들이 버마왕뱀과의 사냥 경쟁에서 점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마왕뱀은 본래 서식지가 동남아시아지만 최근 플로리다에서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에 주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전문 뱀 사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숫자는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정부는 지난 5년간 버마왕뱀 1만5000여마리를 제거했지만 여전히 30여만 마리에 달하는 버마왕뱀이 플로리다주 숲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