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모던 국악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던 부지화예술단(대표 강현준)이 오는 7월 또다른 장르에 도전한다. ‘과거에서 현재의 아픔을 치료하자’는 의도에서 기획된 ‘꾼, 예술이 되다’다
100년 전 트로트, 그중에서도 만요(漫謠)를 중심으로 음악과 연극이 한데 어우러져 화합과 치유,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게 될 이번 공연은 오는 7월 13일 오후 7시 서울 오류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공연의 중심이 되는 만요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 익살스러운 가사와 멜로디로 인기를 끌었던 대중가요를 말한다. 가사와 멜로디는 코믹하지만 억압된 시대에 현실의 슬픔을 토로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기화된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국민이 지친 이 시기에 익살스러운 만요가 치유의 힘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부지화예술단 측은 기대하고 있다.
강현준 대표는 "우스꽝스러운 겉모습과 달리 만요는 안으로는 현실의 슬픔을 토로하고 부조리한 사회를 고발하려는 풍자정신을 담고 있다"며 "만요의 즐겁고 자유로운 가사와 숨은 이야기가 많은 국민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첫번째 주인공은 1986년생 경기민요소리꾼 이은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로 현재 국립부산국악원 성악단 단원으로 활동중인 이은혜는 제13회 대한민국 전통국악경연대회 국회의장상, 제25회 전국민요경창대회 대통령상 등을 수상한 재원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오빠는 풍각쟁이야', '목포의 눈물', '사의 찬미', '낙랑 18세'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만요와 가요들을 들려주고 젊은 소리꾼의 이야기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이번 무대의 특징은 '인터뷰' 형식으로 공연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단순히 만요를 들려주는 것에서 벗어나 만요를 들려주는 '꾼'과의 인터뷰를 통해 꾼들의 예술세계를 함께 들여다본다. 기사로 읽는 인터뷰가 아닌, 공연으로 듣는 인터뷰를 선보이며 만요와 꾼의 숨겨진 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겠다는 취지다.
수년동안 꾼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우리에게 그들의 숨은 이야기를 알려준 '휴먼스 오브 코리아' 박상문 대표가 극을 이끌어가는 인터뷰어로 등장하고, 100년 전 트로트가 완벽하게 연극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신동준, 박영민, 정다혜 등 연극배우들이 참여해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또 김성심 음악감독은 100년전 트로트의 감성을 살리면서 오늘의 우리가 스스럼 없이 즐길수 있도록 백진희(베이스), 이준혁(기타), 한송이(드럼), 김경호(아코디언)로 이뤄진 4인조 밴드를 결성, 완벽한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마쳤다.
이번 공연을 총지휘하는 황진경 총연출은 "이번 공연은 장르 없는 공연, 세대 차이 없는 공연"이라면서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달려줬던 만요를 인터뷰 형식으로 꾸민 이번 무대가 새로운 공연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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