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주가 올라도 ‘불안’, 전형적인 ‘베어마켓 랠리’…"낙관하긴 일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7 16:34

수정 2022.06.27 17:41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5.32 포인트(1.49%) 상승한 2401.92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5.32 포인트(1.49%) 상승한 2401.92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지난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바닥을 다졌다고 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히려 이틀간 상승은 약세장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한다는 의미의 ‘베어마켓 랠리’, 데드캣 바운스‘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7일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32p(1.49%) 오른 2401.92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16.6p(0.70%) 뛴 2383.20으로 개장한 뒤 장 초반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는 흐름을 보였다.

■환율 하락에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
증권가에서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70원 내린 1286.50원으로 마감하면서 우호적인 투자심리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전 거래일 뉴욕증시가 2% 상승하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소 살아나며 달러화도 안정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 대거 들어왔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홀로 2672억원을 사들인 반면 기관 투자자와 개인 투자자가 각각 2037억원, 957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이 매수한 것은 지난 16일(1457억원) 이후 7거래일만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증시가 기대 인플레이션 둔화, 제임스 블러드 총재가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시키는 발언 등에 힘입어 상승하면서 국내 증시도 동조화됐다”며 “주요 기술주 강세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에 반도체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상승세를 기록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00원(0.68%) 오른 5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LG에너지솔루션(1.73%), SK하이닉스(3.71%), 네이버(0.61%), 삼성SDI(3.45%), 현대차(5.78%), LG화학(0.37%), 기아(4.39%) 등도 강세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자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최대 20% 반등 여력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가 펀더멘털이 아니라 공포심리나 수급변수로 인해 과도하게 떨어진 만큼,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펀더멘털 둔화 혹은 약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코스피는 15~20% 반등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반대매매 충격 이후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10~15% 반등한 바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반대매매와 개인투자자들의 디레버리징의 시장 영향력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강했던 한편 정점권에 근접했다는 의미”라며 “원화의 일방적 약세가 진정된다면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봤다.

■바닥 다졌다고 보긴 아직 어려워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증시가 반등 추세로 보기엔 어렵고, 이번 상승은 약세장에서 나온 ‘베어마켓 랠리’로 평가하고 있다.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가격이 싸졌다고 판단해 안도랠리 형태의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추가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약세장에서는 이유 없는 급등과 급락이 반복된다. 이번 급등 역시 가격이 호재가 돼 투매가 출연한 다음 수급이 바닥이라는 생각에 오른 것일 뿐 체질을 바꿀 변수는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안도랠리로 인한 상승률이 목에 차고 있다는 느낌이 난다”고 분석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된다는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최근 반등은 과매도 국면에서 일시적으로 나온 기술적 반등"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뿐 아니라 월가 전문가들도 이번 상승이 진정한 바닥 끝에 나온 반등이라기보다는 약세장 속 일시적 상승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증시가 바닥을 치고 반등에 성공했지만 전고점을 다시 테스트할 만큼 강력한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연말 S&P500지수가 3400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기본 가정이지만 침체가 현실화하면 2900까지 밀릴 수 있다”며 “S&P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5.3배까지 떨어졌으나 침체 땐 14배까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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