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합병법인(SPAC)을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한 업체들의 주가가 올들어 반토막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해 중반까지 치솟는 인기에 몸살을 앓던 것과 대조적이다.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속에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SPAC이 추락하고 있다.
CNBC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SPAC포스트딜지수가 올들어 50% 가까이 폭락했다고 전했다.
이 지수는 SPAC과 인수합병(M&A)을 거쳐 우회상장한 뒤 분리까지 마친 종목들의 주가를 추적하는 지수다.
뉴욕증시 흐름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올해 낙폭이 18.17%인 것에 비해 SPAC지수는 그 2배가 넘는 50%에 육박하는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스타트업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투기적이고, 성장 초기 단계인 SPAC을 통한 우회상장 업체들 역시 고전하고 있다.
SPAC은 아울러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규제당국의 규제 강화 속에 은행들이 이들의 M&A 지원 업무를 줄이면서 더 위축되고 있다.
웰스파고 글로벌 대체투자 선임전략가 제임스 스위트먼은 올들어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진데다 불확실한 시장 환경으로 인해 SAPC의 매력이 크게 줄었고, 주가 역시 추락했다면서 "SPAC들이 곤경에서 벗어나려면 진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SPAC을 통해 우회상장한 뒤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들은 영국 온라인 중고차 업체 카주, 광산업체 코어사이언티픽, 자율주행 기술업체 오로라이노베이션 등이다. 이들 종목은 각각 올들어 80% 넘게 폭락했다.
한편 주식시장 하락세 속에 SPAC 인기가 시들해지자 우회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관람 티켓 예매 플랫폼인 시트기크는 우회상장을 위해 SPAC 레드볼애퀴지션과 13억5000만달러짜리 M&A에 합의했지만 지난 1일 계약을 파기했다.
주식시장의 높아진 변동성, 저조한 주가 흐름을 이유로 우회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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