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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강한 개혁만 개혁이라는 '흑백논리' 끊어내자"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9 19:17

수정 2022.06.29 19:37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현안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현안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민주와 독재, 정의와 불의, 적폐와 청산. 흑백 민주주의에서 벗어났어야 하는 걸 알면서도 그 관성을 끊어내지 못한 게 '586정치'의 가장 큰 한계였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 충남 논산·계룡·금산)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지금은 민주당의 최대 위기"라고 진단했다. '이재명의 민주당', '친문 정치', '586정치'라는 세 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며, 586정치 문제도 짚어야 할 때라고 봤다. 김 의원은 흔히 말하는 86세대 용퇴론이 아니라 '다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586 정치'를 "1987년 6월 민주항쟁에서 시작된 체제와 그걸 수행한 세대의 정치"라고 정의한다.
김 의원은 "87체제는 민주와 독재의 구도 위에 서 있다. 이 구도가 민주항쟁 당시에는 의미가 있고 효과적이었지만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다"며 "이분법의 흑백 민주주의는 가짜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게 민주주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독재와 반독재, 개혁과 반개혁, 적폐와 청산의 이분법으로 정치 사안을 판단하고 대처해온 게 민주당의 과오이자 한국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라는 주장이다.

촛불집회 이후 '제대로된 개혁'을 이루지 못했던 것도 이분법의 대립 구도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유통기한이 끝난, 이분법적 구도를 고집하면서 통합의 정치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도 함께 주인 노릇을 하고 더불어 잘 살자는 게 개혁인데 '이건 개혁이 아니다'라고 타도하고 배제하면 개혁할 수 없다"며 "그게 586정치, 87체제의 가장 큰 한계였다"고 말했다. 다만 86세대 용퇴론은 또다른 배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세대 용퇴가 아닌, 비민주적 행태 개선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당원 민주주의, 의원 민주주의도 복원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당대회 투표에서도 당원들이 토론과 숙의를 거쳐 책임감 있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의원들의 개별 의견을 존중해서 당론 채택 법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목표와 방향은 더 개혁적으로, 과정과 방법은 더 통합적으로 해야 한다. 이게 개혁과 통합 변증법의 핵심"이라며 개혁으로 가는 길목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는 통합의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종민 의원과의 일문일답.

―'586정치'는 민주당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왜 지금 '586정치'인가.
▲지금 민주당이 위기다. 민주당이 위기를 놓고 말들이 많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안된다', '친문이 문제다', '586이 문제다'..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데 싸울 필요가 없다.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의 민주당, 친문정치, 586의 민주당' 다 문제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모두 다 국민에게서 신뢰를 잃었다. 모두가 반성을 하고 새 변화를, 재창당 수준에서 하지 않으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싸울 일이 아니다. 다같이 반성하고 돌아보고 변화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재명의 민주당에 대해, 친문 민주당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이 있었다. 민주당의 586정치에 대해서도 반성, 성찰의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586세대 용퇴론이 나온다.
▲하나의 세대 혹은 세력을 용퇴하라고 하는 건 민주적이지 않다. 사람과 세력을 물러가라,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본다. 586세대를 통째로 다 물러나라 하는 건 잘못됐지만 586 정치가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586정치의 극복이나 용퇴는 맞다고 본다. 성찰과 변화가 필요하다.

―586정치를 어떻게 정의하나.
▲586정치는 1987체제의 정치다. 586정치는 87체제의 극복에서 시작해야 한다.

87체제는 1987년 민주항쟁에서 시작된 정치를 얘기하는 것이다. 50대, 80년대학번, 60년생, 나이를 갖고 586이라는 말이 만들어졌지만, 역사적인 용어로 따지면 87체제와 87정치다. 그리고 그걸 수행한 세대의 정치다. 좀 더 엄밀하게 역사적인 용어로 따지면 87체제를 수행한 세대의 정치라고 봐야 한다.

―586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 87체제가 지금까지 30년 이상을 한국정치를 끌고 온 하나의 체제다. 87체제 핵심은 민주와 독재의 구도 위에 서 있는 정치다. 독재를 타도하고 독재의 폭력을 청산하기 위해서 민주화운동을 한 것이고 그게 1987년 6월 항쟁이다. 그 위에 반독재 민주주의가 87정치 체제의 핵심이다. 어떻게 하면 독재라는 폭력을 어떻게 물리칠 것인지가 87체제의 숙제였고 핵심 깃발, 슬로건이었다. 이게 성공해서 87체제가 성립했다.

그런데 문제는 독재와 민주의 이분법 구도가 독재와 폭력을 물리치는 데는 의미 있는 구도였다. 이른바 흑백 구도인데 이게 그 이후 민주주의에서는 맞지 않다. 흑백 민주주의는 가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흑백이 아니다.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는 게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런데 87정치의 핵심은 독재와 싸우는 민주화 운동이라고 하는 데서 출발했기 때문에 늘 독재와 반독재, 개혁과 반개혁, 정의와 불의 이런 이분법 정치에 너무 익숙했던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걸 존중하는 것이다. 차이가 있는 걸 모으고 통합하는 게 민주주의 핵심이다. 그런데 독재와 싸우던 때의 에너지, 그 구도, 그 관성, 거기에서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고 그 연장선상에서 개혁과 반개혁, 정의와 불의, 적폐와 청산, 이런 이분법적 구도로 정치적 사안을 판단하고 대처해온 게 아닌가.

―어떤 점에서 이분법이 무효한가.
▲우리가 독재나 폭력하고 싸울 때는 이분법이 필요하다, 흑백정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독재와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생결단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이후에 개혁은, 개혁과 반개혁으로 가서는 개혁을 할 수가 없다. 개혁은 이 안에 있는 공동체가 함께 잘살기 위한 것이다. 배제하고 몰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함께 사는데 더불어 살자, 함께 살자, 기득권 특권 세력만 살지 말고 다같이 함께 살자, 서민과 중산층도 함께 주인 노릇하자는 게 개혁이다.

그런데 더불어 가려면 '이건 개혁이고 이건 아니다'라고 밀어내고 타도하고 배제하면 싸우게 된다. 그러면 기득권 세력이 이기거나 아니면 개혁의 발목은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지난 30년간 개혁을 제대로 못했다. 개혁을 반개혁 세력을 물리치고 배제하는 이분법으로는 제대로 개혁할 수 없다. 이런 이분법을 30년동안 극복을 못한 것이다.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관성을 어느 순간에는 끊어내고 극복해냈어야 하는데, 지난 30년간 못했다고 본다. 그게 우리 586정치, 87세대의 가장 큰 한계였다고 본다.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례는. 그래서 무엇을 실패했나.
▲ 촛불 민주주의, 촛불민심이 뭔가. 대한민국 국민 80%가 힘 모아서 촛불항쟁하고 국정농단을 심판한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그런데 촛불민심 핵심은 과거의 낡은 국정농단을 처벌하는 것도 있지만 새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도 있다. 공정한 대한민국, 특권과 반칙 없는 공정한 대한민국, 그리고 양극화된 이 특권층과 서민 간 양극화된 것을 극복하는 상생의 대한민국이다. 새 대한민국의 핵심인데 개혁의 방향도 중요하지만 촛불민심을 실현하려면 어느 세력을 타도하거나 물리친다고 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을 정해서 끝까지 잡아서 발목 잡아버리면 우리가 개혁을 못한다 .

개혁 방향은 견지하되 함께 개혁하는 통합의 정신 발휘했어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고, 개혁의 방향을 설정했다고 해도 그 반대 목소리를 설득해가면서 적어도 국민 50%이상 동의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못한 것이다. 개혁하려면 적어도 50%이상 국민들의 동의를 만드는 통합의 과정, 민주주의를 만들어내는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촛불정치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개혁과 통합을 같이 실현했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한 것이다. 개혁과 반개혁의 이분법이 아직 지속되는 것이다. 흔히 180석의 민주당이라고 한다. '180석 줬는데 왜 아무것도 못하냐', '사이다처럼 개혁 못 하냐'. 전체 30% 국민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다른 30%는 180석 줬더니 '왜 독주하냐', '오만하냐'고 한다. 이런 통합의 목소리가 30% 된다. 이런 개혁과 통합의 목소리 30% 각각이 모두 촛불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목소리다. 어느 게 옳고 어느 게 틀린 게 아니다. 이 두 가지를 다 해야 한다. 180석에 맞는 그런 확실한 개혁도 하면서, 혼자 독주하지 않으면서 같이 가야 한다.

대화와 설득 통해서 함께 가는 개혁의 과정이 필요하고, 목표는 선명하고 분명한 개혁의 깃발 세웠어야 하는데, 우리는 개혁의 깃발도 선명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설득하는 과정도 충분하지 않다. 그러니까 중도층 입장에서는 독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혁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도, 통합을 원하는 민심으로부터, 양쪽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것이다.

―검찰개혁 과정에서는 어땠나.
▲이번에 입법하는 과정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5년 전체 과정에서 실제로 우리 개혁의 목표가 정확했냐. 저는 개혁적이지 못했다고 본다. 우리는 검경수사권을 조정하면 개혁이라고 했다. 그런데 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이 수사권 기소권 분리라는 검찰권의 확실한 확실한 분권, 아주 근본적 개혁을 원했던 것이다. 애초에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다.

목표는 개혁적이어야 하는데 우리가 힘 있다고 단박에 하지는 못한다.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검찰이 반대하고 또 다른 집단도 반대할 수 있다. 반대하는 목소리를 우리가 설득해나가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고 이게 너무 강하다고 하면 단계적으로 실현하는 로드맵을 국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또 반대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는 개혁의 로드맵 제시하면 검찰개혁이 이렇게까지 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민주적 사법이라는 개혁 목표를 분명히 하고, '이거를 언제까지 하겠다', '대신 그 과정에서 반대가 있고 이견이 있으니 1단계로 여기까지 하되 몇 년 안에 추진하겠다. 그 동안에 토론해보자' 이렇게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과정에 이르는 과정을 민주적으로 제시했다면 근본적인 개혁을 원하는 사람들도 성에는 안 차지만 그 개혁의 미래를 나름대로 기대하면서 기다릴 수 있다.

우리의 개혁의 방향에서 이견이 있는 사람들도 우리 생각을 100% 관철은 안 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반대해도 극단적으로 발목을 잡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근본적 개혁의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고 이 과정을 이끌어가는 데서 통합적이고 설득력 있게 진행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혁의 노력과 통합의 노력 두 가지가 다 부족했다고 보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 강경 개혁파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단하나.
▲강경한 개혁의 목소리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강경하게 개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자기 목소리 외 나머지를 불의나, 반개혁이라고 단정하는 게 잘못이다. 그게 흑백논리, 흑백민주주의, 흑백정치다. 그게 우리 87체제 밑바탕에 깔린 잘못된 관성이다.

내가 강하게 주장하고 다른 사람이 다른 방향으로 개혁 주장하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 우리 민주당 안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것이다. 강경한 목소리가 생기면 한 목소리로 가야 하는 것처럼 주장한다거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떠나가는 것이다. 국민들은 '아 저기는 목소리가 하나뿐이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민주당에 다양한 개혁의 목소리 공존하는 민주당이 돼야 하는데, '강한 개혁만 개혁이고 나머지는 개혁이 아니다'라고 하는 걸 극복해야 한다.

강한 개혁을 문제시하거나 불온시할 필요가 없다. 그건 그 사람들 주장이 있다. 그렇지 않은 주장이 공존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 또 다른 개혁도 공존하는,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하고 존중하는 그런 민주당이 되면 강한 주장이 늘 존재하는 건 좋다.

―민주당 내 공부모임, 의견그룹에서 '한 목소리'를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 강경이든 온건이든 의원들이 어떤 모임을 만들어서 같은 의견을 낸다. 이거는 조금 이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특정 주제가 있는 게 아니라 늘 4년 내내 그 사람들만 모여서 공부하는 건 좋은 게 아니다. 아무래도 고정된 모임을 하면서 공부하다보면 그 사람들끼리는 소통이 잘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과는 선 긋고 거리두게 된다. 이 사람들이 같은 의견이 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모임을 하게 되면 공동으로 도모하게 된다. 선거할때 누구를 찍자, 당론이나 검찰개혁할 때 방향으로 가자고 목소리를 모으게 되는 행태가 민주적이지 않다. 같은 모임이라서 한 목소리 내야 하는 건 민주적이지 않다.

이건 민주주의 탈선이라고 본다. 4년 내내 같은 모임 소속으로 늘 같은 목소리 내기 위해 노력하는 건 민주주의에서 어긋난 것이다. 그건 그만해야 한다.

―당 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해야할 일은.
▲1차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개혁 당시 많은 지지자들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 그 당시 조응천, 박용진, 금태섭 의원 등 당 내 이견이 있는 의원들에게 엄청난 문자폭탄이라든가 집단적 압력이 가해졌다. 저는 당시 이들과 사실 생각이 달라서, '저 사람들은 검찰개혁에 대해 생각 다르다', '내가 저 사람들을 옹호하는 건 안 맞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짧은 생각이었다.

비록 검찰개혁에 대해 생각 다를 수 있지만 우리 당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이 목소리를 누르고 억압하고 배제하고 했던 건 잘못했던 것이다. 이런 비민주적 행태에 대해서는 문제를 지적하고 싸웠어야 한다. 같이 토론해야 한다. 그래야 더 나은 민주당, 민주적인 민주당이 된다.

문자폭탄 보내지 말고, 공격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 그 당시 열성 당원들의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던 사람이니까 그랬어야 한다. 공격을 받았겠지만 이렇게 가면 안 되겠다고 고민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방송에 나가서 그런 얘기를 했지만 더 적극적으로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그런 목소리를 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한 점이 후회된다.

―당에서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당원들 중심으로 참여하는 게 민주정당이라고 본다. 유럽의 많은 정당들에 100만명 이상 당원이 있는 정당이 없다. 당원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토론하고 숙의하는 이런 과정을 거쳤을 때 지혜가 되고 힘이 되는 것 아니냐. 적어도 애정을 갖고 우리당 대선 후보가 됐든, 당 대표가 됐든, 어떤 정책이든, 같이 토론해보고 서로 다른 의견을 토론하면서 책임 있게 투표하는 절차들이 최소한 갖춰져야 한다고 본다. 이런 당원 10만명이 책임있고 애정을 갖고 투표했을 때 50만명, 100만명 힘보다 더 큰 것이다. 당 내 민주주의 차원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이 토론되는 과정을 거쳐서 당원들의 의사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의원도 마찬가지다. 의원들이 개별적인 헌법기관이다. 다양한 국민을 대표하는 대표 기관인데, 의원들의 대표권이 과도하게 침해되면 헌법 위반이다. 당론 법안을 최소화해야 한다. 당론 법안으로 하려면 거기에 대해서는 정말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되는 절차를 거쳐서 당론으로 결정해야 한다. 당론 결정이 급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도부에서 나름대로 결정을 해놓고 의원들이 이제 그걸 형식적으로 뒷받침하는 이런 당론 절차를 밟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건 극복을 해야 한다. 서로 다른 생각, 다른 생각이 공존하는 그런 민주당을 만드는 것. 당원 차원에서도 의원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게 지금 민주주의 핵심이다. 흑백 민주주의 극복의 핵심이다. 이런 과정 없이 토론이나 대화 없이 이뤄지는 건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수결이라고 해도 가짜다.

―'민주정당' 민주당이 가야할 방향은, 또 그 방법론은 어때야 하나.
▲ 개혁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되, 점진적으로 달성하는 로드맵을 만들어가야 한다.
개혁과 통합의 문제는, 분명한 개혁의 목표와 방향은 분명하게 해야 한다. 방향은 더 개혁적으로 하되, 과정은 더 통합적으로 해야 한다.
이게 개혁과 통합의 변증법의 핵심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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