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천주교 측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조력 존엄사법' 제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29일 성명을 내고 "오늘날 존엄사는 '환자가 고통 없이 존엄과 품위를 지니고 맞이하는 죽음'이라는 미화된 이미지로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자살과 이에 가담하는 살인 행위"라며 "'조력 존엄사' 법안 상정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은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여기에는 질병과 고통의 삶은 무의미하며, 인간 생명이 지닌 가치를 물질적인 풍요로움과 건강 내지 쾌락만으로 판단하는 현대 사회의 그릇된 사고방식이 자리하고 있다. 인간의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은 인간 생명의 본래적 가치와 희망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 조력 자살'에는 환자가 자살하도록 도와주는 의사의 개입이 들어 있다"며 "의사가 환자의 목숨을 끊도록 돕는 것은 '생명의 봉사자'라는 의사의 고귀한 본분을 저버리는 일이다. 환자가 여전히 귀하고 그의 삶이 여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환자의 의향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생명윤리위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말씀하셨다"며 "인간의 생명은 언제나 귀하며, 살아 있는 모든 사람이 귀하다. 생의 말기를 지내는 환자들이 마지막 남은 방법으로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없도록, 그 모습 그대로 사람들의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말기 환자가 담당 의사 도움을 받아 스스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력 존엄사법'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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