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대담=김희준 건설부동산부 부장,김진 기자,금준혁 기자 = "국민과의 약속인 안전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제 모빌리티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는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권용복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이 창립 41주년을 사흘 앞둔 28일 조직의 비전을 "안전한 모빌리티 환경 조성"이란 한마디로 압축해 제시했다. 새 정부 들어 2025년 레벨4 자율주행차·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 등 신산업의 일상화가 예고되면서 어느 때보다 공단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 담긴 일성이다.
인터뷰가 진행된 경북 김천시 본사 집무실의 한쪽 벽에는 모빌리티 시대에 대한 각오를 담은 액자가 걸려있었다. 지난해 2월 취임 직후 직접 주문제작한 것으로, 30년 넘게 국토교통부에서 도로·철도·항공 등 교통분야를 두루 경험한 권 이사장이 느끼는 변화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었다.
◇안전 기반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 미래상…"산업진흥까지 지원"
권 이사장은 우선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부문에서 공단이 신산업의 주도권을 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안전도 포함돼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과 관련해서는 더욱 집중적으로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분야로는 모빌리티 자격증과 교육훈련을 꼽았다. 지난 41년간 공단이 각 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이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오늘날 레벨3 상용화를 앞둔 자율차가 걸음마를 뗀 곳도 경기 화성에 있는 공단의 자동차안전연구원이다.
권 이사장은 "파일럿이 비행기를 조종하듯, 드론택시는 어떤 사람이 몰아야할지 등 자격의 문제가 남아있다"며 "안전해야 드론택시를 이용한다. 현재 공단이 드론 안전관리를 하는 만큼 그 노하우를 갖고 드론택시 안전관리를 맡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전과 더불어 산업의 진흥까지 공단의 역할을 크게 가져가겠다"며 "모빌리티 전 분야에서 시범지구, 규제 특례 등 여러가지 규제 샌드박스를 원하는데 공단이 그런 쪽을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통안전관리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공단의 업무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미래교통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안전관리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유일 '스마트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을 공단의 미래상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구상은 연내 정부가 발표할 '모빌리티 로드맵'에도 일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국토부를 중심으로 37개 기관이 참여하는 'UAM 팀코리아'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제도화 연구 등을 수행해 왔다.
관련 조직 개편 구상도 마무리 단계다. '모빌리티 본부'를 신설해 교통안전본부, 철도항공안전본부 등에 속한 모빌리티·드론 분야를 한데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권 이사장은 "모빌리티 시대의 본격 개막은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본부를 설립하기 위해 (조직개편안을) 거의 완성한 상태"라며 "발표 시점은 7월 초"라고 말했다.
◇빅데이터로 교통사고 사전예방…"사망자 수 2500명까지 줄일 것"
사람으로 치면 불혹을 넘긴 공단의 주요 성과로는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가 거론된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5.4% 줄어든 2916명이다. 1991년 1만3000여명, 2001년 8000여명에 이어 꾸준히 감소해 처음으로 2000명대에 들어섰다. 사업용자동차 사망자 수는 최근 5년간 31%(252명) 줄었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수요가 증가한 자가용, 개인형 이동장치(PM)로 인해 되려 늘어난 교통량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거뒀다. 권 이사장은 "올해는 2500명까지 줄이는 게 목표"라며 "코로나19가 끝난 현 시점부터가 엄청난 도전"이라고 말했다. 늘어난 교통량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 된 데다, 야외활동 증가에 따라 교통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공단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개발한 지역기반 사고예측 인공지능(AI) 시스템 '티 세이퍼(T-Safer)'다. 시스템은 공단이 보유한 2억건의 데이터를 활용해 Δ교통사고 위험도 예측 Δ원인 분석 Δ대안 제시를 진행한다. 국도와 자동차전용도로, 고속도로 등을 분석할 수 있는 '노드링크' 기반의 확장 버전도 개발을 추진 중이다.
권 이사장은 "지금까지 교통안전 관리가 사후 처벌에 집중돼 온 게 사실"이라며 "티 세이퍼를 활용하면 사전에 위험도를 진단하고 위험요인을 제거해 교통사고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 선언적 의미로만 사용하던 '예방 중심의 교통안전 관리'를 실제 도로에 구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티 세이퍼에 대한 각 지자체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대전에서 2개월간 진행된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올해는 서울과 제주도, 포항 등 5개 지역에서 30억원대 규모의 사업이 진행된다. 정부의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적용되도록 관계기관과 협의도 진행 중이다.
권 이사장은 티 세이퍼 시스템이 향후 모빌리티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공단이 보유한 데이터의 수집, 품질, 개방과 활용 등을 위한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해 연말 'TS 데이터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라며 "대중교통정보와 PM, UAM 등 신교통수단의 데이터를 확대 수집하고 제공해 '국가모빌리티정보센터'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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