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냉전 종식 이후 유럽 주둔군 규모를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강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원하던 것과 달리 국경 가까이 미군을 포함한 나토군이 더 늘어나는 결과를 얻게됐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국이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군사력을 대폭 증강 배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폴란드에 군단 사령부를 배치하고 처음으로 상시 주둔 병력을 배치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럽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우리의 집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력 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미국의 계획은 이날 나토가 스웨덴과 핀란드의 가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나왔다. 터키는 스웨덴과 핀란드 가입 거부권을 철회했다.
미국은 폴란드에 유럽 지역 작전을 관할하게 될 미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 본부를 상시 주둔하는 등 구 소련의 위성국가들에 대한 군사력 배치를 늘린다는 계획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미국은 나토 정상회의 첫날 폴란드와 독일, 이탈리아 등에 신규 병력 1500명의 장기 또는 순환 배치 계획을 공개했다. 또 스페인 로타에 구축함 2척 이상을 배치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와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약 2만명이 많은 10만명을 대륙에 주둔시키고 있으며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 안보 당국자가 밝혔다.
저널은 미국의 새로운 동유럽 군사력 강화는 그동안 중국 견제에 더 비중을 뒀던 것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의 안보 위협을 재조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나토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토의 문을 닫으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그가 원하던 것과 정반대를 얻게됐다”며 두나라의 가입으로 나토 규모가 커질 것임을 강조했다.
나토와 러시아는 지난 1997년 러시아와 유럽간 건설적 관계를 위해 러시아와 인접한 동유럽에는 나토 부대를 상시 주둔시키지 않는다고 합의한 바 있어 앞으로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대해 미국 정부 관리는 폴란드 주둔이 미 군단급 사령부 본부에만 해당하고 나머지 병력은 순환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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