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 부산시정이 1일 닻을 올린다.
다만 재선의 기쁨을 만끽할 틈도 없이 박 시장에게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산적한 과제가 쌓여 있다.
당선 이후에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8~23일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대표단과 함께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유치 신청국으로서의 부산의 강점을 홍보했다.
또 BIE 집행부를 만나 엑스포 유치의 강한 열망을 드러냈고, 현지에서 유치 준비 활동을 펼쳤다.
임기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엑스포 유치 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치 과정에 대한 보고를 했다.
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선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이끌어내는 과제도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는 가덕신공항 사전 타당성 용역에서 부산시의 개항 목표인 2029년보다 6년이나 늦은 2035년을 개항 시기로 잡았다.
지역사회에서는 엑스포 개최 이전에는 반드시 관광객을 수용할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2029년 개항 추진과 박 시장이 조기 개항 해법으로 내세운 해상부유식 '플로팅 공항' 건립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 과제로 남아있다.
가덕신공항은 엑스포뿐만 아니라 물류 거점으로서 부·울·경 메가시티의 핵심 교통 요지의 역할을 하고, 김해공항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거의 유일한 대안이기에 시정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이기도 한 KDB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해 국토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박 시장은 지난 1년3개월간 호흡을 맞춘 이성권 정부특별보좌관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내정했다. 박 시장은 발탁 배경으로 "민선 8기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엑스포 유치를 비롯해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부산 유치 등 정부와의 가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에서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따른 부울경 지역 경제효과가 4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어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과제다. 하지만 산은 노조는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이전을 반대하고 있어 순탄한 이전은 어려워 보인다.
노조는 지난 21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부산 이전 반대를 선언할 때까지 무기한 투쟁을 나서기도 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반발이 많았다. 순리적으로 이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박 시장의 시정 수행에 부담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지난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2008~2009년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있을 당시 4대강 사업 반대 인사 및 단체에 대한 불법사찰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 총 12차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7~8월 중 1심 결과에 따라 박 시장의 행보에 힘이 실릴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임 지자체장과는 달리 박완수 신임 경남도지사와 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울경 메가시티에 의문 부호를 던지고 있는 점은 박 시장에게는 당혹스러운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단체장이 민주당에서 서로 같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교체되자마자 메가시티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견이 장기화하면 내년 1월 본격화할 부울경 메가시티의 각종 사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박 시장은 임기 첫날인 1일 16개 구·군 기초단체장들과 충렬사 참배 및 취임식을 가진 뒤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첫 외부 일정을 갖는다.
박 시장은 "2030엑스포 개최지 선정과 가덕신공항 건설을 앞둔 지금이 부산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앞으로도 좋은 기업을 유치하고 지산학 협력 등 시정 현안을 현장에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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