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이재명 전 지사의 뒤를 이어 제36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김동연 지사에게는 많은 과제가 펼쳐져 있다.
특히 도정을 견제하는 경기도의회가 여야 동수를 기록하면서 ‘협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고, 경제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도 차원의 대책은 물론 중앙정부와의 소통도 유기적으로 이뤄야 한다.
◇여야 동수 기록한 도의회와의 ‘협치’ 중요, 국힘 견제로 험로 예상
우선 전체 의석 156석인 도의회가 국민의힘 78석, 더불어민주당 78석으로 정확히 절반으로 나눠졌다는 점에서 민주당 소속 김 지사에게 ‘협치’는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이다.
일단 출발은 좋았다. 선거 곧장 국민의힘 경기도당을 찾았던 김 지사는 김성원 도당위원장에게 경기도지사직인수위원회에 인수위원 추천을 제안했고 승낙을 얻어냈다.
하지만 “김동연만 빛난다” “생색내기 제안이다” 등 국민의힘 내부 기류가 부정적이었고, 결국 국민의힘은 지난달 21일 인수위 불참을 최종 통보하면서 협치 기대감을 무산시켰다.
제11대 도의회가 이달 12일 임시회와 함께 공식 출범하게 되는데 도의회 국민의힘과도 순탄치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
김 지사 제안으로 11대 도의회 여야 대표와의 3자 회동이 지난달 28일 오후 6시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의원이 제10대 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의 안건 처리를 문제 삼으면서 회동이 무산됐다.
기재위에서 평화부지사를 경제부지사를 변경하는 내용의 ‘경기도 행정기구 및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28일 통과시켰는데 곽 대표의원은 11대 도의회에서 처리해도 되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 이유다.
이 개정조례안의 경우 긴급사안이라는 이유로 입법예고 절차 없이 지난달 27일 오후 기재위로 넘어왔고, 28일 안건 심의 역시 기재위 일정이 완료됨에 따라 원포인트로 급하게 열렸다.
기재위 안건 심의에서는 “우리를 거수기로 만드는 것이냐” “김동연 도지사 당선인이 협치를 얘기하는데 이게 맞는 것인가”라는 등 비판이 제기됐지만 민주당 소속이 다수여서 개정조례안은 원안가결 됐다.
경제회복을 위해 마련한 각종 정책 시행을 위한 추경예산안 심의 등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처럼 도의회, 특히 국민의힘과의 협치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향후 ‘협치’가 아닌 ‘대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면세유 지원’ 등 경제난 타개할 민생경제 대책 곧장 시행
협치와 함께 김 지사가 줄곧 강조해 온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은 곧장 시행된다.
김 지사는 취임식 직후 ‘경기도 비상경제 대응조치 종합계획’을 제1호 결재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Δ농어업인 면세유 및 물류비 지원 Δ비료가격안정지원 Δ수출보험지원 Δ수출기업 물류비 지원 등이 있다.
우선 유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업인을 위해 농업용 면세유 상승분의 50%와 물류비 일부 등을 지원한다. 예산은 농업분야 141억9000여만원과 수산분야 11억4000여만원을 합쳐 총 153억여원이다.
도내 농업인에게 지원되는 휘발유·경유 등 면세유는 총 7억6737만ℓ 규모이다. 면세유 대상자는 오는 8월부터 11월까지 농업용 4개월간 면세유 상승분의 50%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비료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과 비료 생산업체에는 무기질 비료 가격 인상분 80%를 지원한다. 소요예산은 150억여원이다.
이밖에 유가 상승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수출실적 2000만달러 이하(2021년 기준) 중소기업 400여개사에 수출 보험료를 지원 총 10억원을 지원한다. 수출실적 2000만달러 이하(2021년 기준)의 중소수출기업 200개사에 대해서는 기업 당 2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의 물류비도 지원한다.
◇성공적인 도정 수행 시 민주당 간접지원 효과
차기 총선이 약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소속인 김 지사의 도정운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경기지역이 민주당에 다소 우호적인 점을 감안하면 또 한 번의 총선 승리를 기대할 수도 있다.
지난 2020년 4월15일 치러진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은 도내 59개 지역구 중 51곳에서 승리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단 7석, 정의당 1석에 그쳤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선 패배 영향이 6월 지방선거에까지 미치면서 도내 31개 시군 단체장 중 국민의힘이 22곳을 차지해 9곳만 승리한 민주당을 압도했다.
이처럼 정치지형이 다소 불리하지만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내는 등 34년 공직생활을 통해 보여준 능력과 국정경험을 도정에 발휘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경우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을 간접 지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김 지사 스스로 대선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하게 다질 수 있다.
한편 1일 오전 10시 경기도청에서 열릴 예정이던 취임식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이 이어짐에 따라 취소됐다.
수도권에는 6월30일 하루에만 300㎜ 가까운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침수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미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밤사이 추가적인 호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취임식 대신 도청 재난안전상황실을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민선 8기 경기지사로서의 일정을 시작한다. 또한 피해 발생 지역 등 현장방문 일정도 계획하고 있다. 김 지사는 취임식 전날(6월30일)에도 도청을 찾아 호우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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