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일(이하 현지시간) 2·4분기 25만4695대를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전분기에 비해 약 18% 줄었다.
분기별로는 2년여만에 첫 감소세다.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부족과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충격을 비켜가지 못했다.
■ 생산·출하 모두 감소
테슬라는 2·4분기 생산과 출하가 모두 감소했다.
부품 부족, 공장 확대, 중국 상하이 공장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속에 생산은 1·4분기 30만5407대에서 2·4분기 25만8580대로 줄었다.
그러나 1년전에 비해서는 생산과 출하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생산은 지난해 2·4분기 20만6421대, 출하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1304대였다.
1년 전보다는 생산이 25%, 출하는 27% 증가했다.
비록 1년전과 비교하면 흐름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테슬라 출하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낮아진 기대치마저 충족하지 못했다.
팩트세트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2·4분기 26만4000대를 출하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생산·부품공급 차질
테슬라는 2·4분기에 여러 악재에 시달렸다.
가장 큰 충격은 중국 상하이 공장 일시 폐쇄였다.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팬데믹 억제를 위해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테슬라 최대 공장인 상하이 공장이 약 두 달 동안 가동을 멈췄다.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의 주력인 보급형 세단 모델3를 생산하는 곳으로 이 곳에서 생산되는 차들이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출하된다.
테슬라는 또 거의 동시에 문을 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독일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 공장 가동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동시에 거대 공장 2곳이 가동에 들어가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부품공급 문제가 더 악화됐다.
이 두 공장은 상당한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 두 곳의 공장을 '돈을 태우는 거대한 용광로((gigantic money furnaces))'라고 부르고 있다. 이 두 곳이 '돈 먹는 하마'라는 것이다.
■ 올해 140만대 생산도 힘들 듯
머스크는 전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부품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고,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있음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지난 4월에도 그는 테슬라가 올해 150만대 넘게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보다 60% 넘게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는 호언장담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전망은 다르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올해 140만대를 생산하기도 벅찰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93만6000대를 생산했다.
다만 올해 140만대 생산에 그친다고 해도 1년 전보다는 50% 증가한 규모가 된다.
리서치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테슬라가 전년비를 기준으로 올 상반기 미 주요 자동차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업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콕스에 따르면 올해 미 자동차 판매는 1년 전보다 약 17% 감소했다.
■ 20일 실적발표 부담
테슬라 출하 규모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침에 따라 분기실적 역시 예상을 밑돌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일 실적발표에서 분기순익이 1년 전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오겠지만 1·4분기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20일 분기순익이 지난해 2·4분기 11억달러에서 올해에는 약 20억달러로 확대됐다고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억달러 순익은 1년 전보다는 82% 높은 수준이지만 1·4분기 순익 33억달러에 비해서는 약 40% 줄어든 규모가 된다.
■ 비트코인 충격
테슬라는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 하락으로도 상당한 실적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크레딧스위스(CS)는 테슬라가 비트코인과 관련해 약 4억7500만달러 평가손실을 보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가격이 2만8000달러를 넘던 지난해 초 비트코인 15억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중순 1만770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 모델3·모델Y 출하 증가
한편 상하이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 됐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주력인 모델3 세단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 출하를 1년 전보다 늘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2·4분기 19만9409대에서 올해 23만8533대로 늘었다.
고급형인 세단 모델S, SUV 모델X는 같은 기간 1895대에서 1만6162대로 출하가 확대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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