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분쟁 늘고 ‘업권법’ 추진에
전담팀 꾸리고 세미나도 잇달아
합수단 ‘루나 사건’ 지목도 영향
대형 로펌들이 잇따라 가상자산 전담팀(TF)을 만들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관련 분쟁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데다 이른바 '가상자산 업권법'이 만들어지는 과도기에 있어 로펌들이 잠재 클라이언트 확보 전술을 펴고 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세종,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 조각투자 등 가상자산 관련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로펌들은 가상화폐 발행사와 거래소를 비롯해 증권사, 은행 등 금융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 과정에서 위법 소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들을 소개했다.
전담팀 꾸리고 세미나도 잇달아
합수단 ‘루나 사건’ 지목도 영향
세종은 최근 '가상자산, 메타버스, NFT 최근 동향' 세미나에서고 가상자산의 불공정거래의 쟁점을 중심으로 사업자 및 투자자들의 유의 사항을 소개했다. 임원 매매규정 등 자체 컴플라이언스체계를 구축하고 정보통제방안을 수립하는 등 법령이 없는 상황에서도 불공정거래에 대응할 수 있는 예방책들을 제시했다.
광장은 '신용 금융상품에 대한 법적 분석' 세미나를 통해 MZ세대 사이 인기인 조각투자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다. 현실적으로 자본시장법상 규제를 준수하는 것이 어려운 조각투자가 금융규제 샌드박스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될 수 있도록 자산분리 등 투자자 보호체계를 갖추는 대안을 내놓았다.
태평양은 가상자산 '가상자산 공시제도와 NFT의 최신 쟁점' 세미나에서 가상자산 공시제도를 중심으로 투자자 보호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공시의무의 주체, 공시 대상 항목의 범위 등을 기준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된 가상자산 법안들을 분석하고 고객 예치금 보호 등의 방안을 소개했다.
율촌 가상자산·블록체인팀은 금융자산 규제·수사 대응센터와 NFT-메타버스팀, 자금세탁방지팀 등과 협업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김익현 율촌 변호사는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 가상자산 산업의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점검·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펌 업계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1호 사건으로 테라·루나 사건을 지목한 것을 일종의 '시그널'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최근 테라·루나 사건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자료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검찰 출신 이복현 금융위원장은 첫 행보로 가상자산 간담회를 선택했다. 즉, 수사 당국의 실제 발생한 범죄 수사 강화 의지와 함께, 문제 소지가 있는 것들을 미리 정비하라는 신호를 시장에 던진 셈이다.
가상자산 시장을 통제·규제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도 속도가 붙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내년까지 제장하고 2024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회에서도 "제2의 루나사태를 막자"며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여야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에 불을 붙이는 중이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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