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들이 "경찰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멈추라"며 삭발식에 나섰다.
민관기 충북 흥덕경찰서 직장협의회장(전 전국직장협의회 회장단 대표)등 경찰 직협회장 4명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주동희 경남 양산서 직협회장은 삭발식에 앞서 "치안본부 후신인 경찰국을 부활시킨다는 것은 행안부 산하 경찰국이 독립청인 경찰국을 지휘·감독하는 옥상옥이 되는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외압의 도구로 사용될 것이 불 보는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치적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통제가 아니라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적인 통제를 원한다"며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련의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경찰국 신설' 철회와 함께 △국가경찰위원회의 위상 강화 △자치경찰제 이원화 △중대범죄 수사청의 신속 신설을 요구했다.
민 회장 등 4명은 이날 오전 10시 8분부터 태극기와 '행안부 산하 경찰국 철회, 경찰 중립성 보장' 내용이 적힌 천을 몸에 덮고 전기이발기(속칭 바리깡)로 머리를 깎았다.
민 회장은 삭발식을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했다.
그는 이 호소문에서 "경찰 조직은 고위직 비율이 낮고 퇴직 후 변호사로 진출이 가능한 검사와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인사에 매우 취약하다"며 "행안부 장관이 직접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장 경찰에게 꼭 필요한 것은 국민의 민주적 통제로 경찰 고유의 업무를 복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경찰국 신설을 철회해줄 것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곡히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협은 오는 5일부터 세종시 행안부 앞에서도 단식과 삭발식을 진행한다. 이들은 '경찰국 신설' 철회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매일 3명씩 릴레이 삭발할 예정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