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유통업체들의 '최저가 경쟁'에 불이 붙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장바구니 물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유통가는 이번 최저가 경쟁이 과거 과열됐던 분위기와는 결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물가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까지 나오자 대형마트와 e커머스 업체가 물가 안정에 최종 방어선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 물가 안정 정책으로 판매가격 안정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쿠팡보다 싸다"…이마트, 40개 상품 상시 최저가 유지
이마트는 8일부터 연말까지 40개 필수 상품을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쿠팡보다 무조건 싸게 판매하는 '가격의 끝' 행사를 진행한다고 4일 밝혔다.
이마트는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주요 상품들을 상시 최저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필수 상품은 우유, 김치, 계란, 화장지, 콜라, 햇반 등 40여 상품이 대상이다.
매일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추가 가격 인하를 진행해 상시 최저가를 유지한다.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이마트 매장 및 SSG닷컴 이마트몰(점포배송상품 기준)에서 동일하게 진행된다. 최저가 프로모션 진행 시 종전보다 평균 13% 가격이 인하된 가격이다.
이마트가 '최저가' 카드를 꺼낸 이유는 최근 들어 소비자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 6월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마트 강희석 대표는 가격 정책에 대해 "고물가로 근심이 커진 고객들의 부담을 덜고자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통업계, "가격 최종 방어선" 한 목소리
이번 최저가 경쟁은 과거의 과열됐던 '10원 전쟁'과는 다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판매가 상승을 막을 수 없지만, 대형마트가 '가격 최종 방어선'이라는 사명하에 가계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공통된 목적이 있다.
이를 토대로 홈플러스는 지난 1월13일부터 '물가 안정 프로젝트'를 연중 프로젝트로 확대했다. 고객 수요가 높은 먹거리 생필품 등 상품군을 정해 연중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이는 게 골자다.
롯데마트는 올 초 강성현 대표의 특명 아래 '물가 안정 TF'를 가동했다. 지속해서 오르는 물가에 대형마트로써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나섰다.
3월부터 '프라이씽'(Pricing)팀을 운영해 카테고리별 매출 상위 30%에 차지하는 생필품 500여 품목 가격을 관리 중이다. 매주 목요일 또는 필요에 따라 실시간으로 가격 수준을 평가해 판매가를 조정하거나 대책을 찾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6년부터는 '로캣배송' 상품에 대해 다른 온라인몰에서 할인을 하면 쿠팡 판매가격도 곧바로 낮추는 '최저가 매칭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이 계속되는 만큼 하반기까지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에 동참함다는 분위기다.
정재우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판매가 상승을 모두 막을 수는 없지만, 가격 최종 방어선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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