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동안 LG에서만 뛴 박용택
선수생활 마치고 눈물의 은퇴식
등번호 33번 LG 3번째 영구결번
선수생활 마치고 눈물의 은퇴식
등번호 33번 LG 3번째 영구결번
박용택(43·전 LG)은 이날 은퇴식을 가졌다. 19년 동안 그의 등 뒤에서 함께 뛴 33번은 이제 LG 선수에겐 누구도 달 수 없는 번호로 남았다. 김용수(41번·투수)와 이병규(9번·외야수)에 이어 구단 역사상 3번째 '영구결번'이다.
박용택의 눈물은 83년 전 루 게릭(전 뉴욕 양키스)을 떠올리게 한다. 게릭은 213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가진 철마(Iron Horse)였다. 하지만 근위축성 경화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인해 기록 중단은 물론 36살의 나이에 서둘러 은퇴해야만 했다. 이 병은 나중에 '루 게릭' 병이라고 명명됐다. 은퇴한지 2년 만에 그는 루 게릭 병으로 사망했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7월 4일 양키스타디움서 열린 그의 은퇴식에는 만원 관중이 몰려들었다. 루 게릭은 "나는 가장 행운아였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후 끝내 눈물을 흘렸다. 그는 유달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돈 냄새를 잘 맡는 할리우드가 사망 이듬해 서둘러 그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도 그 때문이다. 당대 최고의 남자배우 게리 쿠퍼를 주연으로 썼다. 양키스 구단은 게릭의 은퇴식 날 멋진 선물을 주려고 아이디어를 짜냈다. 결국 생각해낸 것이 영구결번이었다. 양키스 선수는 이후 게릭의 등번호 4번을 영원히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2022년 7월 4일 현재 메이저리그에는 206개의 영구결번이 있다. 그 가운데 선수 및 감독 출신 번호는 194개다. 나머지 12개 가운데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팬들, 세인트루이스의 잭 벅과 다저스의 전설 빈 스컬리 등 중계방송 아나운서 4명도 포함돼 있다. 흥미로운 등번호는 42번이다. 최초의 메이저리그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의 번호로 30개 구단 모두 영구결번으로 남겼다. 단 1997년 이전 이미 그 번호로 활약했던 브루스 서터(전 세인트루이스)와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역 양키스)는 그대로 42번을 지켰다. 이들의 등번호도 함께 결번됐다.
일본 프로야구는 역사에 비해 영구결번 수가 적다. 오 사다하루(1번), 나가시마 시게오(3번·이상 전 요미우리) 등 18명뿐이다. 최초의 결번자 사와무라 에이지와 구로사와 도시오(이상 전 요미우리) 등 2명은 공교롭게도 20~30대에 죽었다. KBO리그는 최동원, 선동열 등 16명이다.
박용택은 KBO리그서 가장 많은 안타(2504개)와 10년 연속 3할 타율 기록을 남겼다. 꾸준함이 있어야 가능한 기록들이다. '철마' 루 게릭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방송인'이 아닌 '현역' 박용택이 자꾸 떠오른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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