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뉴스1) 양희문 기자,이상휼 기자,정다움 기자,임충식 기자,장동열 기자 = 민선8기가 출범한 지 나흘째인 4일 전국 곳곳에서 의장단 구성을 놓고 정당 간, 의원들 간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일부 의원들은 원구성이 뜻대로 되지 않자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불협화음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광주 광산구의회는 '뽑기'로 의장을 선출하는가 하면, 전북 전주와 경기 양평에서는 각각 수의계약,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이 의장단에 뽑히는 등 지방의회가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시의회는 4일 열린 4대 전반기 의회 개원식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 출석을 거부해 반쪽 행사가 됐다. 세종시의회는 총 20석 중 더불어민주당 13석, 국민의힘 7석이다.
양당의 갈등은 지난 1일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촉발됐다. 제2부의장에 국민의힘 김충식 의원이 선출된 게 화근이었다. 통상적으로 의장단은 당에서 조율한 의원으로 선출하는데, 국민의힘에서 내정한 김학서 의원이 아닌 김충식 의원이 뽑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원내대표 간 약속을 위반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김충식 의원도 이날 자진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사과, 김충식 의원 사퇴서 본회의 처리와 사회복지위원장, 예산결산특위 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면 모든 의정활동을 보이콧 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부의장 자리 하나만 약속했지 김학서 의원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의회도 9대 전반기 의회 개원 첫날인 지난 1일 의장단 원구성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갈등을 빚었다. 남양주시의회는 국민의힘 11명, 민주당 10명으로 구성됐다.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4석 등 6석의 의장단을 꾸려야 한다. 이중에서 민주당은 2석을 차지하겠단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석만 양보하겠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의장 선거에서 투표를 거부했다. 결국 국민의힘 의원 11명만 투표에 참여했고, 4선 국민의힘 김현택 의원이 의장, 부의장은 재선 이상기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독 의장단을 선출했다”며 “의장단 선출에 관한 임시회는 최다선의원 중 연장자가 맡도록 규정하고 이에 이정애 의원이 임시의장을 맡아 회의를 진행해야 함에도 국민의힘은 단독으로 임시의장을 교체했고, 단독 의장단을 선출했다”고 주장했다.
광주 광산구의회는 제9대 원 구성을 앞두고 의장 후보를 ‘뽑기’로 선출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지난 1일 광산구의회는 전반기 민주당 의장 후보로 광산구을 지역위원회 소속 김태완 의원을 선출했다.
김태완 의원은 선출 당일까지 광산구갑 지역위원회 소속 김명수 의원과 의장 후보 자리를 두고 ‘서로 하겠다’며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 후보 선출을 위환 의원총회가 지난달 29일부터 3일 연속으로 열렸지만, 광산구갑과 광산구을로 나뉜 의원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광산구의회는 민주당 광주시당에 중재에 나설 것을 요청했고, 시당은 입장차가 팽팽하다는 점을 토대로 ‘뽑기’로 후보를 선출하자고 제안했다. 시당은 광산구갑을 칭하는 1번, 광산구을을 칭하는 2번 종이를 뽑기함에 각각 넣었고, 이 과정에서 2번이 잇따라 뽑혀 광산구을이 지역구인 김태완 의원이 의장후보로 선출됐다.
이를 두고 김은정 진보당 의원은 “남부끄러워서 어디 말도 못한다”며 “시작을 알리는 원 구성부터 민주당의 이런 행태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주시당 관계자는 “광산구의회로부터 중재 요청을 받았다”며 “어느 지역 입장에 편향되지 않고 중립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뽑기를 제안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제9대 경기 양평군의회에서는 선거운동기간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국민의힘 황선호 의원이 부의장으로 선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황선호 의원은 지난 19일 술을 마신 후 차를 몰다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된 바 있다.
민주당 측은 개원 전인 지난 28일 국민의힘 측에 황선호 의원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징계안을 상정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8대 의회에서 다뤘어야 할 사안을 9대까지 이어가는 것은 맞지 않다”며 거절했고, 지난 1일 황선호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하며 등원 거부를 선언한 상태다.
제12대 전주시의회는 전반기 의장 자리에 가족회사 불법 수의계약으로 논란인 민주당 이기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논란이다. 이기동 의원은 4일 열린 의장 선거에서 전체 34표 가운데 27표를 얻어 의장에 선출됐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이 28명에 달해 몰표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의장은 부친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가 전주시와 불법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돼, 시민단체들은 윤리특위 회부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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