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뉴스1) 신관호 기자 = 군대에서 알게 된 지인과 공모해 다른 사람들의 신분증 사본 등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그들 명의의 게임 계정에 접속, 게임 아이템을 판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은 컴퓨터 등 사용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사기, 주민등록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피해자 3명에게 각각 160만 원, 900만 원, 705만 원의 배상금 지급 명령도 함께 내렸다.
A씨는 군대에서 알게 된 지인 B씨와 공모해 2020년 1월 말부터 2월 초순까지 여러 명의 신분증 사본을 이용해 휴대전화를 개통, 그들 명의의 게임 계정에 접속해 아이템을 판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와 B씨는 2020년 1월 31일쯤 인천 남동구의 모처에서 한 게임의 아이템을 팔려고 한 C씨에게 구매의사를 밝힌 뒤 신분증명을 이유로 그의 운전면허증 사본을 받고, 이를 통해 선불 이동전화 가입신청서를 위조한 뒤 C씨 명의로 전화를 개통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같은 날 그 휴대전화 등을 활용, C씨의 게임계정에 무단 접속한 뒤 아이디를 임의로 바꾸고, 그 계정에 있던 약 1000만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판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당시 B씨가 신분증 사본을 취득하면, A씨가 그 신분증 사본을 통해 피해자 명의의 선불 전화를 개통하는 등의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외 재판부는 A씨가 B씨와 공모한 추가범행도 지적했다. A씨는 B씨와 공모로 2020년 2월 11일쯤 모 게임을 하던 D씨에게 그의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겠다고 연락해 거래를 위한 신분증명을 핑계로 D씨의 주민등록증 촬영내용을 받아 전화를 개통, 그의 게임 계정에 접속해 약 705만 원 상당의 게임머니와 아이템을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고 판 혐의로도 법정에 섰다.
여기에 A씨는 B씨와 공모해 이 사건 발생 며칠 전인 2020년 2월 6일쯤에도 휴대전화를 이용해 한 인터넷 게임에 접속, 아이템을 팔겠다는 글을 게시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한 E씨에게 ‘돈을 입금하면 게임 아이템을 보내주겠다’고 거짓말한 뒤 160만 원을 편취한 혐의도 이번 재판에서 함께 받았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B씨가 자신이 개통한 휴대전화로 다른 피해자들의 게임 계정에 접속해 아이템을 거래한다’는 점 등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공모사실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경찰에서 ‘휴대전화를 개통 시 B씨가 이를 다른 범행에 이용할 것을 알고 있었고, 처음에는 어떤 방법인지 몰랐으나 나중에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점과 ’내가 준 휴대전화로 해킹해 돈을 벌었으니 내가 한 역할만큼 돈을 나눠준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 등을 그 이유로 봤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찰 진술에서 처음에는 단독 범행 취지로 진술했다가 B씨와 공모했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했다”면서 “피고인이 한 진술을 보면 피고인과 B씨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재판부는 “피고인은 (휴대전화) 개통시마다 50만~100만 원 상당의 돈을 받았다”면서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하거나 재물을 교부받았다는 점에 대해 피고인과 B씨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경솔한 행동을 자책하고 있다. 아이템거래 상대방과의 연락, 신분증 사진의 취득, 개통된 유심칩을 활용한 게임계정 비밀번호 변경, 아이템의 처분 등은 모두 B씨가 담당해 상대적으로 가담의 정도가 작은 편”이라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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