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재미동포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학 수학과 교수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을 거머쥐었다. 세계수학자대회 126년의 역사에서 한국인과 한국계 동포 수학자 중 역대 최초로 필즈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국제수학연맹 카를로스 케닉 회장은 5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ICM) 필즈상 시상식에서 허준이 교수 등 4명을 수상자로 발표했다. 올해의 필즈상 수상자는 프랑스 고등과학원의 휴고 두민일 코팽(36) 교수와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허준이(39) 교수,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제임스 메이너드(35) 교수,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의 마리나 비아조프스카(37) 교수 등이다.
한국계 수학자가 필즈상 수상 유력 후보로 오른 것은 허 교수가 유일하다.
국제수학연맹은 허 교수가 영국의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1968년 제시한 '리드 추측'을 2012년 박사 과정 중에 풀어낸 것에 대한 공로를 인정했다. 이어서 리드 추측에서 확장된 '로타 추측'까지 해결했다.
필즈상은 4년마다 열리는 ICM에서 4명의 40세 이하 젊은 수학자들에게만 수여하는 상이다. 대한수학회에 따르면, 노벨상은 매년 시상하며 공동 수상이 많은 반면, 필즈상은 4년마다 최대 4명까지만 시상하고 공동 수상이 불가해 노벨상보다 수상하기가 더 어려운 상이다.
이번 시상식 전부터 학계에서는 허 교수를 유력한 후보로 전망했었다. 이유는 세계 수학계에서 인정할 만한 훌륭한 업적을 이뤘을 뿐만아니라 올해 허 교수의 나이가 시상자격의 마지막 해인 39세이기 때문이다.
한편, 그의 이력은 다른 교수들에 비해 상당히 독특하다.
대학교수인 부모사이 미국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국내에서 교육을 받았다. 시인이 되기 위해 고등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또한 서울대 천문학과에 입학, 6년간 학부과정을 다니다가 일본계 세계적 수학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수업을 듣고 수학계에 발을 들였다.
서울대에서 수학 석사과정을 마친뒤 미국으로 건너가 히로나카 교수의 대수기하학에 영향을 받아 수학 난제였던 리드 추측을 풀어냈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현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한국 고등과학원 석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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