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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바잉 주도’ 2030 주택 매수 줄었다… "대출 풀어도 지금은 관망할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5 18:23

수정 2022.07.05 18:23

서울 아파트 구매비중 30%대로↓
"집값 상승 상한에 도달했다" 인식
대출 완화 효과에 청년층 "글쎄"
‘패닉바잉 주도’ 2030 주택 매수 줄었다… "대출 풀어도 지금은 관망할때"

집값 고점 인식과 금리인상 우려에 지난해 부동산 활황을 주도하던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 현상이 올 들어 잠잠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부터 무주택 청년층을 위한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시행되지만, 2030세대 사이에서 "무리하게 집을 사지 않고 관망하겠다"는 반응이 팽배하다.

■2030 매수비중 2년 전으로 감소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38.7%로 지난 2020년 상반기(34.6%) 이후 2년 만에 40%(반기 기준)를 밑돌았다. 2030 매수세 감소는 서울뿐만 아니다. 전국 기준으로도 올해 1~5월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수 비중은 29%를 기록해 2020년 상반기(27.1%) 이후 처음 30%를 하회했다.

집값 상승이 상한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2030 매수세 약화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집값 급등의 주요 원인인 2030 패닉바잉(공포매수)은 계속되는 집값 상승으로 더 늦어지면 영원히 자가 주택을 마련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원인이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1년 한해 동안 12.9% 상승했다.
반면 올해(1~5월)는 0.2% 감소해 약보합장에 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주택구매 시 대출 부담이 커진 점도 문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2020년 12월 2.59%에서 지난 5월 3.90%로 1.31%p 올랐다. 향후 물가상승 억제를 위한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어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금융비용은 더욱 오를 전망이다.

■무주택 청년층 "대출완화 관심 없다"

이달부터 시행되는 무주택자와 청년층에 대한 대출규제 완화가 2030 매수세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주택가격 및 소득과 무관하게 80%로 현행보다 10~30%p 상향된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장래소득 증가분을 더 반영한다.

그러나 무주택 청년층의 반응은 냉담하다.

30대 초반 직장인 배모씨는 "계산해보니 장래소득인정액이 17.7% 증가한다 해도 DSR 규제 아래서 늘어나는 대출금은 1억원가량"이라며 "1억원 차이는 서울에서 아파트를 구매하기에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변호사인 30대 홍모씨는 "고연봉 덕분에 DSR 규제는 부담이 안돼서 생애최초 구매자 LTV 완화를 크게 기대했었다"며 "다만, 생애최초 주택구매자의 대출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돼 상급지는 갈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노모씨는 "고금리로 대출을 받고 난 뒤 원리금을 갚는 게 문제다"라며 "무리해서 집을 샀다가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어 관망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하반기는 금리인상이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이슈"라며 "2030세대 역시 고금리 문제로 관망세가 우세할 것"이라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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