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위기감 확산
유가 폭락… WTI 100달러 깨져
美 장단기국채금리는 또 역전
"연준, 금리 내릴 것" 전망까지
코스피 2300 붕괴…환율 1311원
유가 폭락… WTI 100달러 깨져
美 장단기국채금리는 또 역전
"연준, 금리 내릴 것" 전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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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보다 경제에 더 치명적인 글로벌 경기침체가 뚜렷해지고 있다. 원자재, 채권, 외환 등 다양한 글로벌 현물·금융시장에서 경기침체 경고등이 잇달아 켜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여파로 한국 경제도 오는 3·4분기에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잇단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는 한달 전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던 국제유가를 뒤흔들면서 100달러 선마저 무너트렸다. 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8.93달러(8.24%) 폭락한 배럴당 99.50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중 낙폭이 10%를 넘어 배럴당 97.43달러까지 추락했다. WTI가 마감가 기준으로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5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씨티그룹은 경기침체가 닥칠 경우 유가가 연말에 65달러까지 추락하고, 내년에는 40달러대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흐름을 추적하는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4분기 -2.1%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커졌다. 1·4분기 미국 GDP 성장률 확정치가 -1.6%를 기록한 데 이어 2·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이어가면 경기침체가 분명해진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시 경기침체로 간주된다.
경기침체의 대표적 전조현상인 장단기 국채수익률 역전도 또 발생했다. 이날 장중 한때 장기금리 기준물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789%를 기록하면서 2년물 국채수익률(2.792%)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경기가 침체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되면서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퍼시픽투자운용의 펀드매니저인 에린 브라운은 "장단기 채권수익률 역전현상은 대표적인 경기침체 신호"라며 "연준이 머지않아 금리인상이 아닌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에선 연준이 내년 중반부터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날 외신들이 전했다.
미국 달러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달러 사재기에 나선 탓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 이날 달러가치는 유로화 대비 20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1달러=1유로'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러시아가 독일과 직접 연결된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공급까지 차단해버리면 유로는 1달러 밑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1311원을 돌파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코스피는 1년8개월 만에 2300 선 밑으로 추락했다. 이날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77p(2.13%) 하락한 2292.0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300 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10월 30일(2267.15)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무리한 금리인상은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의 올해 3·4분기 GDP가 1년 전보다 2.2% 감소하고, 유로존·일본 등과 함께 연내 경기침체에 접어들 것이라고 노무라증권은 최근 경고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대기업은 사실상 비상경영 준비에 돌입했다. 국내 대표 수출상품인 반도체는 2년간의 호황세가 끝나가면서 외화벌이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연지안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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