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스페인 원작의 넷플릭스 시리즈다. '종이의 집'은 공개 이후 '전세계 톱 10 프로그램(쇼)' 주간차트에서 지난 6월27일부터 7월3일까지 4900만 시간의 시청시간을 기록하며 2주 연속 비영어권 작품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우는 '종이의 집'에서 리우 역으로 분했다. 리우는 강도단의 천진난만한 막내 캐릭터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인물. 이현우는 극에서 막내의 캐릭터를 보여주면서도 천재 해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까지 담아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여기에 도쿄(전종서 분)와의 풋풋한 로맨스는 설렘을 유발함과 동시에 극에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배우 이현우에게도 '종이의 집'은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이후 5년 만에 공개하는 새 드라마인 데다, 군 복무 이후 첫 복귀작인 만큼 많은 것들이 신경 쓰였을 터. 이에 이현우는 '종이의 집'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몰두했고, 그만의 리우를 만들어냈다. 결과물에 대한 호평도, 혹평도 있지만 이현우는 모든 평가들이 본인에게는 자양분이 된다며 배우로서 성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파트 1에서 쌓아 올린 서사가 파트 2에서는 더욱 흥미진진하게 보일 것이라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7일 이현우와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이후 5년 만에 새 드라마다. 군 제대 후 '종이의 집'으로 복귀를 알린 소감이 궁금하다. 작품을 만족스럽게 봤는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이후 5년 만에 새 작품으로 인사드리게 됐는데 너무 떨리고 긴장됐지만, 반대로 기대되고 설레기도 했다. 나는 항상 내 작품을 보는 게 신기한데, 대본으로 봤던 부분을 현장에서 연기하고, 후반 작업을 토대로 완성된 퀄리티 높은 작업물을 보면 모든 게 신기하다. 배우로서 일하면서도 재밌는 부분이다. 군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서인지 '종이의 집' 속에서 성숙한 모습도 보이지만, 반대로 무술이나 연기적인 면에서 아쉬운 면도 있다. 아직은 더 발전하고 싶다.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소감은.
▶공개된 지 좀 지났는데도 관심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종이의 집' 배우들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거기서 우리끼리 뉴스도 공유한다. 덕분에 넷플릭스 주간 차트에서 비영어권 2주 연속 1위를 달성하고, 많은 나라에서 톱10에 진입한 사실도 알고 있다. 또 개인 SNS 계정으로도 해외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눈에 보여서 감사하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까 하는 기대와 설렘이 크다.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한국판 리우는 원작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하려 했는지, 또 리우라는 인물의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표현하려고 했는지 궁금하다.
▶아버지와의 관계성과 갈등 속에서 리우의 내면과 외면을 어떻게 하면 복합적으로 매력 있게 그릴까 고민했다. 내가 느끼는 리우는 겉으로는 밝고 천진하지만 내면에는 큰 아픔과 상처가 있다. 어떻게 보면 억압돼 있는 감정이 공존하는 친구다. 그런 디테일한 감정을 다양한 모습을 통해 보여드리고자 신경을 썼다.
-해커는 컴퓨터 앞에서 주로 활약하다 보니 아무래도 역할이 한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거칠고 능동적인 캐릭터들 사이에서 리우의 '이 매력' 만큼은 남기고 싶었다는 것이 있었을까.
▶리우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니 더 많은 행동을 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재밌었다. 캐릭터들이 서로 행동할 수 있는 반경, 범위가 있다. 그 자리를 지키며 각자 매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또 리우가 터프하고 리더십 있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그 나이대에 그런 성격을 갖고 보여줄 수 있는 개구지고 천진한 매력이 있다고 봤다.
-과거 영화 '기술자들'에서도 천재 해커 역을 맡지 않았나. 리우를 연기하며 그때 생각이 났는지,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는지.
▶솔직하게 말하면 생각이 난 건 전혀 없었다. 단편적으로 보이는 게 비슷해서 그렇게 많이 생각하실 것 같은데, 해커라는 직업은 같지만 상황과 환경이 달라서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 '종이의 집' 리우만이 가진 매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도쿄와도 자란 배경은 다르지만, 서로를 이해하면서 한층 가까워지는 풋풋한 러브라인이 예상되는데, 어떤 감정으로 촬영에 임했는지.
▶도쿄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북에서 남으로 와 본인의 삶을 끌고 가려는 끈기 있고 열정 가득한 친구다. 리우는 감정 자체는 비슷하지만 반대의 상황에 놓였다. 그게 리우가 도쿄에게 끌린 이유가 아닐까 했고, 호감을 갖고 다가가면서 디테일한 감정을 그린 것 같다. 파트 1에서 인물들 간 감정이 풋풋하고 설렌다. 과감하게 다가가지 않지만 그런 것에서 오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파트 2에서는 이 감정들이 디테일해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듯하다.
-도쿄 역의 전종서와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전종서라는 배우만이 가진 느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느끼기에 그게 도쿄라는 인물과 잘 어울린다. 도쿄가 어떻게 보면 냉정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느껴지는데, 그런 부분을 전종서 본인이 가진 특유의 매력으로 배역에 잘 녹아들게 했다. 그렇기에 밝고 활발한 리우와 호흡이 잘 맞춰진 것 같다.
-전체적인 배우들과 케미는 어땠는지 말해달라.
▶우리가 단체로 나오는 장면이 많은데, 촬영에 앞서 연극식으로 리허설을 참 많이 진행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느낌을 보고 디벨롭시키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서로 어우러질 수 있게 호흡을 나누고 있다고 생각했다.
-'종이의 집' 촬영을 하면서 이 선배의 이런 면은 닮고 싶다고 생각한 게 있을까.
▶너무 많아서 이거 말하면 인터뷰가 끝나버릴지도 모른다.(웃음) 선배님들이 다 자리하실 때 아우라가 정말 강하다. 편하게 얘기할 때 조차도 (아우라가) 엄청나서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좋았고, 나중에 저렇게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인간적인 면모도 많으셔서 대기시간 같을 때는 긴장감이 완화될 수 있게 해 주셨다. 강인한 카리스마와 따스함을 오가는 현장이라 일도 더 잘 해낼 수 있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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