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과학은 상호의존적... 함께 발달할 수밖에 없어"
"나는 신학을 연구하는 목회자로서 제5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을 수단으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보이지 않는 것'은 현대 과학이 탐구하는 양자의 세계는 물론 영적인 영역도 포함한다. 상대성이론을 통해 우주의 모든 현상을 하나의 공식으로 설명하려 했던 아이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말로 양자역학 이론을 부정했지만 현대 과학에서 '불확정성 원리'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보이지 않는 양자의 세계와 인간이 이해할 수도, 측정할 수도 없는 세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보이는 세계인 물질의 세계는 우주 전체의 26%에 불과하며,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우주는 4%, 나머지 22%는 암흑 물질로 인지 조차 불가능하다.
저자는 종교와 과학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이 상호 의존적으로 함께 발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아이슈타인 역시 "종교 없는 과학은 불완전하고, 과학 없는 종교는 맹목적이다"고 말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호모 데우스'에서 4차 산업혁명의 발달로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공학, 빅데이터, 나노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수만년간 이어져 온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 자체에 변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책의 제목인 '호모 데우스'는 '신이 된 인간'을 뜻한다. 타고난 지능, 외모, 성별은 물론 생명의 시간 등 신의 영역에 인간의 개입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과학을 통해 인간이 신을 '숭배'하는 대신 신의 영역에 다다르기 위한 '바벨탑'을 쌓는다는 것이다.
반면 '기독교와 제5차 산업혁명'의 저자인 이성희 목사는 과학의 발달이 기독교적인 영성과 예배, 교회의 기능을 축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예배 등이 늘어나면서 교회의 기능이 약화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라는 공간에 모여 교류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종교의 기능은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최첨단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영성적 추구를 막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은 최첨단 과학이 발달하면 할수록 이를 능가하는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게 되는데 이것이 영성이라는 것이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는 140여년의 개신교 역사에서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교회 안의 그리스도인을 사회 안의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사회는 교회의 삶의 자리이며, 흩어지는 교회를 품어줄 가슴이다. 사회가 교회를 품어주고 교회를 요청하게 될 때 교회는 바른 자리를 찾은 셈이다"고 강조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