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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도심 집값 흔들려도 ‘대장 아파트’는 굳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07 18:03

수정 2022.07.07 18:06

종로·중구 하락·보합 반복에도
‘신축 대장’ 경희궁자이 신고가
실거주 수요보다 공급 부족한 탓
남산롯데캐슬 22억5000만원에
최고가 대비 3억7000만원 올라
부동산 하락장에도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사진=김희수 기자
부동산 하락장에도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사진=김희수 기자
올 들어 집값 하락세가 뚜렷한 서울 구도심(종로·중구)에서도 경희궁자이 등 대장아파트들이 '나홀로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대형 병원 등 우수한 생활인프라와 특수학군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낮은 거래량에도 매도 우위 시장을 형성하며 신흥부촌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구도심인 종로·중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1월 17일 이후 25주째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하락장 속에서도 서울 구도심 대장아파트의 사정은 다르다. 종로구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101㎡는 지난 5월 26억9000만원의 최고가로 거래됐다.
지난해 9월의 직전 최고가 대비 2억9500만원 올랐다. 같은 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 5월 22억2500만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지난 3월 직전 거래보다는 2억3500만원, 지난해 10월 직전 최고가보다는 700만원 상승했다.

경희궁자이1~4단지(2415가구)는 2017년 준공된 신축 아파트다. 종로구에서 유일한 고급 대단지로 중대형으로 구성된 2·3단지(1737가구)가 종로구 대장아파트(최고가아파트)로 불린다.

실거주 수요에 못미치는 공급 부족현상이 오름세의 이유로 꼽혔다. 경희궁자이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근에 대형 법무법인과 대형 병원이 위치해 직장 가까이 집을 구하려는 전문직 수요가 꾸준하다"며 "반면, 이들이 만족할만한 신축 아파트 공급은 부족해 가격이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원하는 동, 층, 타입이 나오면 가격이 비싸도 거래된다"고 덧붙였다.

인근에 위치한 특목고도 상승 요인이다. 주변의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예술계열 학교인 예원학교 학부모들이 자녀 등하교를 위해 집을 구하기도 한다"며 "한성과학고교 주변 단지도 강남 등 부촌의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종로구와 함께 서울 구도심을 이루는 중구의 대장아파트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중구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 전용 133㎡는 지난달 직전 최고가 대비 3억7000만원 오른 2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명동의 피부과 의사 등 고소득자의 실거주 수요가 많다"며 "임대 수요도 탄탄해 상대적으로 적은 가격으로 고가 아파트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하려는 투자 문의도 있다"고 전했다.

반면, 서울 구도심을 벗어난 강북 자치구의 대장아파트들은 약세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대장아파트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8억2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보다 1억2000만원 떨어졌다. 서울 은평구의 래미안베라힐즈도 지난 5월 전용 84㎡가 12억5000만원에 매매돼 지난해 최고가보다 1억9000만원 하락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종로구와 중구는 상업지 비율이 높아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며 "특히, 고소득자의 직주근접 수요를 충족시킬 대규모 고급 주거단지가 적기 때문에 나홀로 오름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heath@fnnews.com 김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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