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이주현의 유(流)튜브]노조 과격·불법 투쟁에 얼룩진 유통업계

뉴스1

입력 2022.07.08 07:01

수정 2022.07.08 07:01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주류도매업체 용달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2.6.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7일 오후 경기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주류도매업체 용달 차량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2.6.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지난달 24일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하이트진로 청담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지난달 24일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하이트진로 청담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쿠팡물류센터지회 제공)© 뉴스1
(쿠팡물류센터지회 제공)© 뉴스1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유통부문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탄압 중단, 2021.10.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유통부문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SPC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탄압 중단, 2021.10.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방역 지침 무시한 대규모 도심 집회, CJ대한통운 불법 점거,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 하이트진로 공장 포위로 인한 물류 방해, 교섭권을 얻기 위한 불법 농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시위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킨 사건들입니다.

'코로나19'라는 긴 불황의 터널을 넘긴 유통업계는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기대감을 높였지만 노조에 발목이 잡힌 상황입니다.

소비심리가 침체되고 투자 감소 분위기 속 무역적자가 60여년만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경제위기에도 민노총 금속노조는 이달 중순 20만명 총파업, 8·15 전국노동자대회 등을 강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정권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묵인하는 분위기를 지속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민노총이 윤석열 정부 들어 화물연대 총파업에 이어 하이트진로 공장 포위 등 불법 시위를 계속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 입니다.


특고 중에서도 가장 사업자 성격이 강한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노조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었습니다. 이들의 총파업으로 철강, 시멘트, 주류 등의 운송이 중단되며 산업계 전반에 피해를 야기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은 철회됐지만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들의 파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총파업 철회로 상당 부분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철회는커녕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진행하던 시위를 서울 청담동 본사와 서초동 사옥으로 범위를 넓히기까지 했습니다.

수양물류 소속 차주들의 요구조건은 하이트진로가 아닌 수양물류와 협상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하이트진로는 빠른 사태 해결을 원하고 있지만 중재에 나설 수 없는 상황입니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간 계약과 협의 과정에 개입할 경우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등에 저촉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들 차주들은 하이트진로가 협상에 나설 것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당성 만큼이나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투쟁 방식입니다. 총파업 당시 하이트진로 집회에서는 한 노조원이 경찰관을 폭행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지난 2월에는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 출입문을 파괴하고 출입을 저지하는 임직원들을 폭행하는 방식으로 불법 점거 농성을 벌였습니다. CJ대한통운 전체 택배기사의 8% 수준에 불과한 택배노조의 불법 행위로 인해 대다수 비노조 택배기사의 일감을 줄이고 정상 배송마저 방해한다는 비난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방역 수칙을 위반해 사회적 불안감을 고조 시키기도 했습니다. 불법 도심 집회로 민노총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5월 구속기소됐습니다.

쿠팡에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지난달 23일 혹서기 대책 등을 명분으로 기자회견 뒤 쿠팡 본사가 입주해 있는잠실 '타워 730' 건물 로비를 점거한 뒤 철야 농성을 벌였습니다. 직원들이 퇴근한 뒤에도 로비에 돗자리를 깔고 침낭을 펴 노숙 농성을 이어갔습니다.

노조원들은 다른 입주 업체 직원들도 다니는 출입 게이트에 피켓 등을 설치하려다가 건물 보안 요원에게 저지를 당하고 고성을 질러 주변 주민과 직원들에게 항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워 730 자산 관리를 위탁 받은 A업체는 노조가 실내에서 스피커와 마이크를 이용해 농성을 이어가 퇴거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노조원 10여명을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입주업체들의 피해가 커지자 A사에 이어 쿠팡풀필먼트서비스도 같은 취지로 추가로 고소했습니다.

점거 농성 중 노조원들과 쿠팡 측이 총돌하며 보안 직원 2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SPC그룹도 노조 문제가 장기화 되고 있습니다. 민노총 화학섬유식품(화섬노조) 소속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회사 앞 천막 농성중입니다. 3월말부터는 단식 투쟁까지 불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파리바게뜨 직원들의 연차와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2018년 약속한 사회적 합의안을 이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면면을 들여다 보면 교섭권을 인정 받기 위한 '노노(勞勞) 갈등'이자 불법 시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교섭대표 노조가 아닌 제2노조가 교섭권 위해 회사를 빌미로 한 집회와 농성을 이어가가맹점주를 비롯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SPC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 사항 모두를 이행 완료 했다는 입장입니다.

노조 활동은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정당한 활동입니다.
다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명분이 있어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것은 물론 사측과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정당성과 명분이 결여된 '떼쓰기식' 불법 시위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법과 원칙에 입각한 노조 활동과 상호간 존중과 신뢰 속 협상을 진행하는 성숙한 노사 문화가 하루빨리 확립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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