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감사와 용서의 마음으로'…'웰다잉' 견학 나선 대구 귀천준비학생들

뉴스1

입력 2022.07.09 07:02

수정 2022.07.09 07:02

장영일 신부가 지난 8일 군위묘원에서 '제4기(歸天)준비학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감사와 용서하는 마음으로 웰다잉하는 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2022.7.8/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장영일 신부가 지난 8일 군위묘원에서 '제4기(歸天)준비학교'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감사와 용서하는 마음으로 웰다잉하는 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2022.7.8/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제4기 귀천 준비학교' 어르신들은 8일 가톨릭군위묘원에서 현장견학을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제4기 귀천 준비학교' 어르신들은 8일 가톨릭군위묘원에서 현장견학을 하고 있다. 2022.7.8/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등굣길에 일어난 교통사고로 4살 아들과 어머니가 이곳에 함께 묻혀 있습니다. 가는 건 순서가 없어요. 내게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고 나누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난 8일 장영일 신부가 경북 군위군에 있는 가톨릭군위묘원에서 제4기 귀천(歸天)준비학교 학생들에게 '감사와 용서하는 마음으로 웰다잉하는 법'에 대해 강의했다.

이곳은 천주교 대구대교구 소속의 사설묘지다.

고산노인복지관은 2021년 9월부터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의미있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웰다잉(Well-dying)'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날은 8회차 견학수업이다.

'10년 전 암을 치료한 후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한다'는 A씨는 "최근 수업시간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했는데 내가 하고 싶은게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아낌없이 하고 버킷리스트에 작성한 것들을 이뤄서 진짜 행복을 만들어 가려 한다"고 했다.


수업에 참가한 박정욱씨(83)는 "그동안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는 사람들을 만나 용서를 건네려 한다. 내 마음의 응어리를 푸는 것이 나를 위한 길이라는 걸 느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수목장을 하고 싶다'는 김정자씨(80·여)는 "수업을 듣고 난 후 인생을 돌이켜보니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의 평화'인 것 같다"며 "사회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신체기증을 하는 것이 마지막 꿈이 됐다"며 "자식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설득해 볼 것"이라고 했다.

'잘 살기 위한 방법을 평생 단련해 왔다'는 한 노인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업시간 내내 울었다"며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고통없이 눈을 감는게 내 마음처럼 되지 않으니까 항상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젠 죽음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고 말했다.


2020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전국 노인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노년기 삶을 의미있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21년 기준 대구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7.5%로 이미 고령화사회(14% 이상)로 접어들었고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오 귀천학교 사무국장은 "수업을 통해 어르신들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나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면 좋겠다"면서 "영정사진 촬영, 유언장 작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편안하고 아름다운 생애 마침표를 찍도록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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