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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악재' 카카오그룹株 시총 68조 증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0 18:29

수정 2022.07.10 18:29

7개월만에 127조→59조 반토막
고강도 긴축 정책 탓 성장주 부진
경영진 먹튀 논란 겹쳐 주가 휘청
최근 연이은 자회사 상장으로 단숨에 몸집을 불린 카카오 그룹의 시가총액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127조원에서 59조원으로 반토막 났다. 긴축으로 인한 성장주 부진에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대주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 잇단 악재로 주가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 기준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카카오 그룹의 5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5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자회사 기업공개(IPO) 이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1월 29일 127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68조1000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7개월여 만에 그룹사 시총이 절반 넘게 증발했다.


무엇보다 증시의 전반적인 부진에 고강도 긴축으로 금리가 올라가면서 성장주가 타격을 입은 영향이 컸다. 카카오는 이 기간 12만3000원에서 7만1800원으로 41.6% 떨어지며 시총 순위 5위에서 9위로 밀렸다.

카카오 그룹의 경우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와 대주주 블록딜 등 논란이 터질 때마다 주가가 휘청였다. 지난달 8일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보통주 5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15.2% 급락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류영준 당시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한 것도 주가에 큰 타격을 입힌 바 있다. 당시 주가는 사흘간 14.4% 떨어졌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성장성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주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29일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분석을 개시하면서 당시 주가(28일 종가 3만3750원)보다 낮은 2만46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이 여파에 지난 1일 주가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를 찍었고, 이후 임원들은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며 진화에 나섰다.

한편 카카오 그룹주의 급락으로 개미들의 시름도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의 소액주주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202만2527명까지 불어나 '국민주' 반열에 올랐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모두 지난해 공모주 열풍의 주역이었다.

특히 카카오페이는 국내 최초로 일반 청약 공모주 물량 100%를 균등 배정해 개인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카카오페이의 소액 주주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29만1272명, 카카오뱅크 지난해 말 기준 75만8315명이다.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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