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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사살 소각 北감청 7시간 원본도 지워졌다..상부지시 따른 것"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1 07:07

수정 2022.07.11 07:07

중앙일보 보도..2020년 9월 서해 군 감청부대 특별정보(SI) 원본파일 지워져
軍 "SI 원본파일은 보존기간 있어...일찍 삭제하는 경우 아주 드물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희생자 고(故) 이대준시의 형 래진씨(오른쪽)가 지난 2일 연평도 인근 사건 현장 주변 해역에서 바다를 향해 헌화하고 있다. 2022.7.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사진=뉴스1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희생자 고(故) 이대준시의 형 래진씨(오른쪽)가 지난 2일 연평도 인근 사건 현장 주변 해역에서 바다를 향해 헌화하고 있다. 2022.7.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씨가 2020년 9월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그의 시신이 불태워졌다는 내용과 관련한 군사 비밀 정보 40여건이 삭제된 데 이어 관련 내용을 감청한 파일 원본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20년 9월 23∼24일 군 정보 유통망인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 올라 있던 이대준씨 피살 사건 관련 40여건의 기밀들은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지침 하달 이후 국방정보본부의 지휘계통을 거쳐 삭제되었다는 언론보도가 지난 9일 나온 바 있다.

11일 중앙일보는 복수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서해 군 감청부대의 감청정보(SI·특별정보) 원본파일이 2020년 9월 지워졌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가 인용한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조처"라며 "현재 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서해의 감청부대가 2020년 9월 22일 7시간 동안 이씨가 사살되고 시신이 소훼되는 과정을 파악했으며, 지워진 SI 원본파일은 북한군 통신 감청을 녹음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보도했다.


군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현지 감청부대에선 수시로 이전 자료를 참조해야 할 상황이 있기 때문에 SI 원본파일은 보존기간이 있다. 이를 어기면서 일찍 삭제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당시 군 당국이 이씨의 자진 월북과 반대되는 정보를 없애기 위해 밈스에 이어 SI 원본파일도 없애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감사원과 군 자체의 조사가 벌어지고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를 감사 중인 감사원은 컴퓨터 포렌식 등을 통해 피살 사건과 관련해 최초 보고됐던 정보의 내용이 무엇인지, 삭제 지시가 있었는지 등 당시 기밀정보가 삭제된 정황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감사원 감사와는 별도로 기밀정보가 삭제된 경위를 포함해 삭제 사실이 외부로 유출된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서욱 국방부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28.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욱 국방부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28.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한편 앞서 동아일보는 9일 군은 자체 조사에서 이대준씨 피살 사건 관련 40여건의 기밀들은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의 지침 하달 이후 국방정보본부의 지휘계통을 거쳐 삭제된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삭제 경위 등을 파악 중이다. 특히 당시 서 장관이 2020년 9월 23일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한 청와대 관계장관회의에 다녀온 뒤 "사안과 무관한 부대·부서에는 기밀 유통을 차단하라"는 취지로 지침을 내렸고, 이후 밈스에서 해당 기밀들이 삭제되기까지 국방정보본부에서 어떤 절차와 보고 조치가 이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밈스에서 삭제된 군 기밀에는 이씨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시신이 소각되기까지의 대북 감청정보(특수정보·SI)를 비롯한 다수의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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