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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두 마리 토끼 다 잡을까 [성일만의 핀치히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2 13:33

수정 2022.07.12 13:33

[파이낸셜뉴스]
10일 잠실 두산전서 역투하는 LG 선발투수 켈리. 사진 =연합뉴스
10일 잠실 두산전서 역투하는 LG 선발투수 켈리. 사진 =연합뉴스

LG의 지난주는 화려했다. 주초 대구원정서 3연승했다. 1997년 7월 25일~27일 승리 이후 무려 25년 만이다. 6일 경기선 초반 1-8의 열세를 뒤집었다. 다음 날엔 상대 에이스 뷰캐년과 맞붙어 이겼다.


기세는 주말로 이어졌다. 한 지붕 두 가족 두산에겐 늘 손해를 보던 LG였다. 이번엔 달랐다. 내리 세 번을 모두 이겼다. 2017년 5월 5일~7일 이후 5년 여 만이다. 10일 경기선 선발 전원 안타로 곰 둥지를 흔들어 놓았다.

케이스 켈리(33·LG)는 그 시작과 끝이었다. 5일 대구 원정 첫 날 승리를 챙겼고, 10일 잠실 최종전 승리투수였다. 5일 경기서는 7이닝 1실점, 10일엔 더 완벽했다. 6이닝 무실점. 한 주 동안 2승 13이닝 1실점했다.

켈리는 LG 에이스다. 11일 현재 12승 1패 평균자책점 2.28로 다승, 승률(0.923) 1위다. 평균자책점은 4위. 5월 28일 삼성전 이후 등판한 8경기서 거푸 승을 따냈다. 켈리가 마운드에 오른 날 LG는 이긴다.

위기가 없지는 않았다. 10일 두산의 4회 선두타자는 페르난데스였다. 1회 그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1-2의 유리한 상황이었다. 4구째 150㎞ 직구가 파울볼.

빠른 공 다음 느린 커브만큼 효과적인 투구는 없다. 타자의 뇌리에는 빠른 공의 잔상이 남아 있다. 빠른 공은 포인트를 앞에 두고 때려야 한다. 반대로 느린 변화구는 중심을 뒤에 남겨두고 공략해야 제대로 맞출 수 있다.

켈리-유강남 배터리는 교과서처럼 빠른 공 다음 느린 커브 배합을 선택했다. 그런데도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았다. 다음 번 그림이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앗, 하는 순간 4회 다시 안타. 무사 1루인데 4번 타자 양석환이었다. 헛스윙 삼진. 5번 안재석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연결되는 4-6-3 병살타로 솎아냈다.

6회엔 1사 2루서 페르난데스를 맞이했다. 앞선 두 번의 타석서 거푸 커브를 던지다 안타를 허용했다. 이번엔 체인지업과 직구를 번갈아 던졌다. 유격수 땅볼 처리. 두 번까진 몰라도 세 번 연속 실패는 없었다.

케이스 켈리는 올 해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첫 째 토끼는 20승이다. LG는 1995년 이상훈 이후 2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켈리는 LG가 82경기를 치르는 동안 12승을 올렸다.

후반기 남은 경기서 켈리는 12~13번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20승까지 남은 승수는 8. 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2016년 니퍼트(22승·전 두산), 2017년 양현종과 헥터(이상 20승·이상 KIA), 2019년 린드블럼(20승·전 두산) 등 20승 투수들은 어김없이 팀에 우승을 안겨주었다. 2020년 알칸타라(20승·전 두산)는 예외였지만.

LG는 1994년 이후 28년째 우승을 못하고 있다. 그 해 LG는 유지현, 김재현, 서용빈이라는 걸출한 신인들을 영입했다. 마운드에 이상훈, 정삼흠, 김태원 선발 삼각 편대와 마무리 김용수를 거느리고 있었다.

1994년 7월 10일 현재 LG는 48승 28패로 1위였다.
승률 0.632. 2022년 7월 11일 현재 LG의 승률은 0.630, 순위는 3위다. 그러나 기세는 1위 SSG나 2위 키움 못지않다.
켈리가 쫓는 두 마리 토끼는 멀리 달아나지 못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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