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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가 준 '힘의 균형' 외면한 경기도의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2 17:59

수정 2022.07.12 17:59

의장 후보 김규창 vs 염종현 나서
민생 뒤로 하고 힘겨루기만 집중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78 대 78' 여야 동수를 이룬 경기도의회가 의장 선출 등 원 구성 갈등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유권자들로부터 부여받은 팽팽한 힘의 균형을 '힘겨루기'에 이용하면서, 고물가 대책 등 당장의 민생현안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12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이날 오전 11시 제11대 도의회 첫 임시회를 열고, 의장·부의장 선거와 더불어 회기 결정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의장 선출과 상임위원회 배분 등 원 구성과 관련한 협상이 결렬되면서, 결국 개원과 함께 정회가 선포됐다.

이에 따라 양당은 오는 19일 2차 본회의 때까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의회 파행의 핵심은 의장 선출과 주요 상임위원회 배분에서 비롯됐다. 의장 선출의 경우 국민의힘은 전·후반기 모두 선거를 통해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전반기에 민주당,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이 돌아가면서 의장을 맡자는 의견을 냈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규창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염종현 의원이 각각 후보로 나선 상태다.


도의회 회의 규칙에 따르면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가 의장으로 당선되는데 67세의 김 의원이 62세의 염 의원보다 연장자다. 그러나 4선의 염 의원이 3선의 김 의원보다 선수가 높은 관계로 회의 규칙 개정 등을 놓고 양당이 마찰을 빚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힘겨루기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마다 기득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은 4년 전 도의회 전체 의석 중 135석을 차지하는 다수당을 지위를 누렸던 터라, 이번에도 전반기 기득권을 가져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고작 4석을 차지하며 소수정당으로서의 수모를 겪었다.

특히 민주당이 걱정하는 것은 같은 당 내의 '이탈 표'로, 앞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염종현 의원은 의원 총회 투표에서 찬성 71표, 반대 5표와 기권 2표를 얻었다. 전반기 의장을 투표로 선출할 경우 단 2표 차이만 얻으면 당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 총회에서 나온 반대표가 본투표로 이어지면 패할 수밖에 없다.

반면, 국민의힘은 교섭단체조차 구성하지 못했던 4년 전 수모를 되갚기 위해 똘똘 뭉친 상태다. 국민의힘 의장 후보인 김규창 의원 역시 의원 총회 투표를 통해 추대됐지만,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전·후반기 의장단 모두 투표로 뽑자고 주장하고, 민주당은 한 번씩 나눠서 맡자는 '꼼수'를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행태에 대해 유권자인 경기도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물가 상승 등으로 도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도의회 파행으로 인해 민생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오는 19일까지 협상이 가능해지면 전체 일정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 "워낙 양당의 주장이 팽팽하기 맞서고 있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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