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판소리 합창을 통해 들려주는 제주도 신화로 가택신의 내력을 담고 있다.
제주 신화인 원작 '문전본풀이'는 가족 때문에 가정에 위기가 찾아오고 이를 다시 가족의 힘으로 이겨내는 이야기로 집의 부엌, 변소, 올레 또는 오방의 토신과 문전신의 내력을 설명하는 무속 신화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념에 사로잡힌 아버지 남 선비와 순종적인 어머니 여산 부인의 변화 과정을 추가해 등장 인물간의 개연성을 높였다. 서사와 극 연출을 갖춘 판소리 합창과 더불어 두 명의 국악기 연주자가 십여 개의 전통 악기로 합창을 도우며 극에 참여한다.
'판소리 합창'이라는 독보적인 형태를 제시한 이번 공연은 기존의 판소리 창작이 가지고 있는 형태, 즉 1인이 노래할 때 그 아름다움이 극대화되도록 만들어진 판소리의 양식을 넘어선 새로운 음악극 콘텐츠로서 6인의 소리꾼, 2인의 악사가 무대에 올라 제주 신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와 우리 음악으로 극적인 재미를 부여할 예정이다.
작품의 연출, 음악감독, 작창, 각색, 작사는 판소리 창작자 박인혜가 맡았다. 박인혜는 제4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수상작 뮤지컬 '아랑가', '판소리 뮤지컬 적벽(조조 役)', 드라마 '역적' 등 판소리를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공연은 박인혜의 첫 연출작으로 제주 신화 '문전본풀이'에 담긴 원작의 줄거리는 유지하되 판소리의 이야기 구조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불어 넣었다.
박인혜는 "두산아트센터 2021 두산아트랩 독회 공연을 통해 창작된 작품이 좋은 성과를 내고 같은 공간에 다시 돌아와 전막으로 공연한다는 것에 의미가 깊다"라며 "옛사람들이 희망을 담은 구비 설화를 무대로 옮기며 긴 시간 동안 전해져 온 공동체의 간곡한 정성과 바람을 담아 보았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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