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올해는 물가가 너무 올라 매우 힘드네요. 그래도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어르신들과 약속도 지키고, 얼굴도 보고. 이렇게 봉사하는 게 저희들 즐거움입니다."
부산시중식봉사연합회 한상인 부산진구 협회장은 어르신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짜장면을 그릇에 면을 분주히 담으며 이같이 말했다.
12일 오전 부산진구 다사랑복합문화예술관에서 부산진구 협회는 어르신들을 위해 짜장면 800그릇을 무료로 나눠주는 '사랑의 짜장면 봉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28년간 코로나19 확산 때 2년을 제외하고 매 분기마다 행사를 해온 연합회지만 최근에 가파른 물가 인상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회장은 "전체적으로 짜장면을 준비하는 가격이 70% 올랐다. 보통 양파는 이 맘때쯤이면 1만2000원 정도 하는 것이, 올해는 3만원까지 올랐다"라고 하소연했다.
7월 폭염 속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주방에선 8명의 중식당 사장들이 일사분란하게 짜장면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어느새 그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미리 준비해온 짜장면 반죽을 제면기에 넣고 쉼 없이 면발을 뽑아내면, 커다란 가마솥에선 연신 면들이 삶아진다. 잘 삶아내진 면들은 곧장 찬물 샤워를 하며 탱탱한 면발을 뽐낸다.
이후 면들을 그릇에 옮겨 담고, 짜장 소스를 덮으면 어르신들을 위한 짜장면이 마침내 완성된다.
완성된 짜장면들은 다사랑복합문화예술관 사회복지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들께 전달한다.
몇몇 중국집 사장들은 이날 봉사를 위해 휴업까지 하고 찾아 와 정성의 손길을 보탰다.
한 회장은 봉사를 수십 년 간 이어온 이유에 대해 "어르신들이 저희들을 도우셨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 그분들에게 이번 봉사로 보답하고 싶었다"며 "골목골목 배달하다보면 그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 것까지 알고 있는데, 최근 물가가 올랐다고 봉사를 그만둘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식당 입구에는 짜장면을 먹기 위해 찾아온 어르신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짜장면을 먹고 나온 A(76)씨는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것도 부담스러웠다"며 "다들 힘드실 텐데 이렇게 노인들을 위해 맛있는 짜장면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B(78)씨는 "일반 시중에서 판매하는 짜장면보다 더 맛있었다"면서 "정말 좋은 환경에서 대우를 받고 사는 것 같아 너무 좋다"며 봉사자들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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