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손승환 기자 = #임신 21주차 임산부 김지연(31·서울 송파구)씨는 최근 온라인 장보기에 푹 빠졌다. 코로나19 재유행과 고물가 부담에 대형마트에 가는 대신 소포장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임신 중기에 접어들다 보니 코로나19에 감염될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물가가 많이 올라 온라인에서 소포장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4만명에 육박했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급속하게 퍼지자 마트나 시장에서 장을 보던 서민들 사이로 "조심할 시기"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까지 치솟자 온라인 소포장 제품 구매로 눈을 돌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7360명 발생했다. 일주일 전보다 2배, 2주 전보다는 4배 가까이로 늘어나 9일째 주간 더블링(2배로 증가) 현상을 이어갔다.
감염병이 급격하게 재확산하자 서민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회적거리두기 해제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외부활동을 자제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일부 서민은 허탈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전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역 대형마트에 들른 김세원(가명·45·서울 서대문구)씨는 "지금 같은 확신세라면 다음 달쯤엔 (장보기) 꺼려질 것 같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용산구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백해경씨(73)도 "코로나19 재확산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며 "장을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독제를 들고 다니며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2주 만에 백화점 지하 식품관을 찾았다는 강소원(38)씨는 "모처럼 쇼핑하고 백화점 지하에서 이것처럼 사러 나왔는데 하루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놀랐다"며 "중요한 가족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장 보러 나오기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맞물린 고물가 여파도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베트남에서 일을 하다 휴가차 귀국한 김기석(48세·서울 서대문구)씨는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보다 세배 가까이 비싼 삼겹살 가격 때문이다. 김씨는 "베트남에서 1kg에 4000원에 구매할 수 있던 삼겹살이 한국에서는 1만2000원 정도"라며 "베트남 물가도 올랐지만 한국정돈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서울 중구에 사는 유경희(58)씨는 "딱히 뭐가 올랐다가 아니라 안 오른 게 없다. 예전에 1만원이면 샀던 빵이 지금은 1만2000원으로 체감상 20%정도 오른 것 같다"며 "물가 부담에 다섯 번 보던 장을 지금은 세 번 본다"고 혀를 내둘렀다.
높은 물가를 체감한 건 유씨만이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석가영씨(36)는 "눈대중으로 5만원 정도 했던 것들이 지금은 두 배로 나온다"며 "즐겨먹던 돼지고기 대신 햄을 찾게 됐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 중인 진태석 (24세)씨도 "예전에는 많이 담아도 생각보다 금액이 적게 나왔는데 최근엔 몇 개만 담아도 순식간에 많이 나온다"며 "필요한 것들만 골라 사는데도 부담이 크다. 3분 카레 같은 공산품 가격 상승이 가장 크게 체감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달 5일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동기 대비 6.0% 오른 108.22다. 물가상승률은 20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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