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장..오늘 방역대책 나온다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집계한 7월 첫째 주(3~9일) BA.5 검출률은 전체 감염자 중 35%를 차지했다. 전주 28%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이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표본조사라는 한계 때문에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 BA.5 감염자는 이보다 훨씬 많고 이미 우세종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BA.5는 지난 3월 코로나 대유행을 주도했던 원조 오미크론(BA.1) 변이의 하위 변이 중 하나다. 원조 오미크론이 지난해 말 유행을 이끈 델타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3배 강했는데 이보다도 50%가량 전파력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한림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은 "(지금까지) 지구에 출몰해 인간을 침범한 바이러스 중 가장 세다(빠르다)"고 말할 정도다.
BA.5 유행의 '뇌관'은 20대다. 20대 확진자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20대 3차 접종률(59.6%)이 원인으로 꼽힌다.
20대(20~29세) 감염자는 지난주 2만3461명이 나오면서 전체 중 21%를 차지했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많았고, 인구 대비로도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20대 누적 확진자 비율은 14.7%(12일 기준)이지만 최근 들어선 신규 확진자 중 20대 비율이 계속 20%를 넘기고 있다.
재감염 사례도 늘고 있다. 방대본이 공개한 '코로나 재감염 추정 사례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지난 3일까지 누적 확진자 1763만8023명 중 0.406%인 7만3821명이 코로나에 두 번 이상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98명(전체의 0.1%)은 3번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중순 국내 재감염자 수가 2만6239명으로 전체 확진자 중 0.284%에 지나지 않았는데 석 달 만에 재감염자 규모가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점차 빨라지는 전파력 탓에 최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직전 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BA.5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아직 국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하는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어 BA.5의 중증화 또는 사망률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높은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BA.5로 인한 유행은 올 초 오미크론 대유행 당시와 양상이 다소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감염 이력, 백신 접종으로 이미 국민 다수가 면역력을 획득한데다 지금은 여름철이라는 계절적 요인 등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정기석 교수는 "아무리 면역이 떨어지고 있다고 해도 많은 국민들이 면역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초창기 때와는 다르다"라며 "방역 지침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유행이 조절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일상을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코로나19를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한 바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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