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춘의 중국판 '포춘차이나(차이푸) 500대 기업 순위 발표
- 정부 압박 받았던 디디추싱, 상장과 동시에 75위...반도체 파운드리 1위 SMIC는 352위
- 정부 압박 받았던 디디추싱, 상장과 동시에 75위...반도체 파운드리 1위 SMIC는 352위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의 중국판 ‘포춘차이나’(차이푸) 500대 기업에 중국 전자상거래 2위 업체 징둥그룹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판 우버’로 불렸지만 정부의 ‘괘씸죄’에 걸려 전방위 압박을 받았던 디디추싱도 명단에 들어가자마자, 75위에 올랐다. 포춘이 전세계 기업 이익 순위를 발표한다면 차이푸는 중국 기업의 1년 성과만 정리한 리스트다.
13일 차이푸플러스앱이 전날 오후 발표한 ‘2022년 차이푸 중국 500강 순위’에 따르면 올해 500개 상장 기업의 총 영업소득은 62조 위안(약 1경 2049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7.4%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110조 위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500대 기업으로부터 나온 셈이다. 순이익은 4조7000억 위안(약 911조원)에 달하면서 1년 전과 견줘 9.2% 늘었다.
올해도 톱 3의 순위 구도는 변동이 없었다.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중국건축그룹이 1~3위에 이름을 걸었다. 모두 국유기업이다. 비국유기업에선 핑안보험이 작년과 변동 없이 4위를 차지했다.
민영기업의 경우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와 경쟁사 징둥의 순위가 모두 뛰었다. 징둥은 7위, 알리바바는 11위다. 징둥이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리바바는 창업주 마윈이 2020년 10월 중국 금융당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기업이 뿌리 채 흔들리는 고충을 1년 넘게 겪다가 최근에야 숨통이 트였다. 징둥은 당국의 빅테크 규제를 함께 받았다.
올해는 모두 49개 기업이 500대 기업에 상장되거나 재상장됐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기업은 중국 최대 차량공유 플랫폼 디디추싱이다. 이 기업은 정부의 반대에도 미국 증시에 상장했다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중국 정부는 경기하방 압력이 가속화되자, 지난달 조사를 마무리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정보통신(IT) 기업 전반에 대한 고강도 규제가 완화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이 덕분에 디디추싱은 한 때 주가가 60%가량 뛰어 올랐다. 디디추싱은 500대 기업 명단에 등록되는 것과 동시에 75위 자리를 차지했다.
신에너지차 분야에선 니오(웨이라이)와 리오토(리샹)가 각각 344위와 427위에 기록됐다.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개발한 커싱생물(시노백)은 109위로 집계됐다. 중국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SMIC는 영업소득 351억1600만 위안으로 352위, 세계 최대 희토류 공급업체인 국유기업 북방희토는 395위가 됐다. 희토류는 미중 경쟁에서 핵심 전략물자다.
이익 창출 부문에선 상위 10개 회사 중 상업은행과 보험회사 6개를 제외하고 텐센트지주유한공사가 2248억 위안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4위에 등극했다. 순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생물제약(54%)이다. 귀주마오타이도 48%의 순이익률을 거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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