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에, 공부에, 취업에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
[파이낸셜뉴스] "일이 잘 안풀리고, 좋아하고 싶은 것이 좋아하지 않게 되고, 순수한 마음을 유지 안될때, 여유를 두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남이 독촉하는 것도 그렇지만 스스로에게 독촉하면 순수한 마음으로 좋아하기 어렵다. 포기할때 포기하고 쉴때 쉬어 가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는 13일 고등과학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평가를 위한 공부를 하다가 대학에서 방황하고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게 던진 조언이다.
또한 허준이 교수는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를 할때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압도당하다보면 수학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완전히 까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스스로에게 친절하면서 지쳐 쓰러지지 않도록 쉴때 쉬면서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들어 본인 체력 이상으로 하루 10~12시간 운동을 하다보면 부상당할 수 있는 것처럼 최선이 아니라는 것. 개개인의 체력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트레이닝을 하다보면 실력도 늘고 궁금해 하는 것들도 해결해 나가면서 꾸준히 성장할거라고 봤다.
허 교수는 수학의 매력에 대해 마라톤과 웨이트트레이닝을 얘기하면서 "수학은 어렵기 때문에 재밌다, 쉽다면 재미없을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멀리 뛰는 마라톤을 매년 준비해서 참가하고 무거운 역기를 들어야하는 웨이트를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에게 현실에 주눅들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기를 권했다.
실수없이 완벽하게 하는 것보다 마음이 이끄는대로 폭넓고 깊이 있게 공부하기를 권했다. 이와함께 교육 정책을 만드는 관계자들에게는 학생들의 용기가 배신당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을 주문했다.
또한 허준이 교수는 초보 아빠라며 아들과의 수학공부에대해서도 공개했다. 첫째 아들이 매일 수학문제를 하나씩 만들어오면 그 문제를 허 교수가 푼다. 대부분 학교에서 배웠던 것을 살짝 변형해 만들어 온다는 것. 예를 들어 동그라미가 몇개인지 정확하게 세는 것이 문제다.
허 교수는 "동그라미 100여개를 같이 세오는 과정이 수학적이나 정서적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곱셈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 즐겁다"고 말했다.
허준이 교수는 미국에서 교수생활을 하면서 접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 가운데 한국 학생들에게 느낀 점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허 교수는 "다는 아니지만 좁은 범위에서 정확하고 완벽하게 푸는 능력은 뛰어나다"고 말했다. 반면 "넓고 깊게 공부하는 준비는 비교적 덜 준비된 것 같다"고 했다. 이와관련해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위권의 이공계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더 깊이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고교 교육 제도가 잘 정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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