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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클라레 저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7.13 18:29

수정 2022.07.13 18:29

타이거 우즈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코스에서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을 대비해 연습하고 있다. 디 오픈은 오는 14~17일까지 개최된다. 연합
타이거 우즈가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코스에서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을 대비해 연습하고 있다. 디 오픈은 오는 14~17일까지 개최된다. 연합
클라레 저그(Claret Jug)는 150회 개최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옛 브리티시 오픈)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트로피를 말한다. 우승컵이라기보다 은제 주전자이다. 클라레는 프랑스 보르도산 적포도주를 의미한다. 와인 1병을 담으면 가득 차는 주전자 모양이다.

1873년 제작된 클라레 저그에는 우승자에 대한 기록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우승자가 확정되면 즉석에서 이름, 연도, 골프장, 스코어를 새겨넣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높이 512㎜, 무게 2450g의 주전자에 더 이상 새길 공간이 부족해 트로피 뒷면에서 주전자 주둥이 뒷면에 이르기까지 빈틈이 없다. 결국 기록용 받침대를 만들어 붙였는데 지금 받침대는 3단이다.

디 오픈의 상징 클라레 저그는 1년 뒤 다음 우승자에게 넘겨주기 위해 반납한다. 클라레 저그의 손잡이는 약간 찌그러져 있다. 이 대회 5승 기록을 가진 톰 왓슨(미국)이 백스윙 연습을 하다가 골프채로 쳤기 때문이란다. 2017년 우승자 조던 스피스(미국)가 트로피에 담은 무엇인가를 마시는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클라레 저그가 만들어지기 전 초창기 10년 동안은 우승자에게 은색 버클과 엠블럼이 장식된 가죽벨트 '챌린지 벨트'를 부상으로 수여했다. 당시 3회 연속 우승자가 영구 소유하기로 정했는데 톰 모리스 주니어(영국)가 1868년부터 3연속 우승하면서 새로 만든 우승컵이 바로 클라레 저그이다.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이 14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올해 대회는 골프의 발상지로 일컬어지는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올드코스에서 막이 오른다. 변화무쌍한 날씨와 살인적인 러프가 최대 변수로 작용한다.
랭킹 톱10을 비롯, 세계적인 골퍼 156명 중에 누가 클라레 저그에 입을 맞출지 궁금하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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