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광고사 전문가들이 바라본 시장
김진성 제일기획 메타버스사업팀장
“가상과 현실, 자연스러운 연결에 주목”
이호준 이노션 메타버스랩 팀장
“시장서 자리잡는 기술들 윤곽 나올것”
성현제 HS애드 플랫폼사업부 이커머스X팀장
“새로운 시도보단 고객경험 투자 늘듯”
강태호 대홍기획 디지털사업부문장
“실제 결제 가능한 토크노믹스 창출 관건”
올해 상반기 광고업계 트렌드는 '디지털 경험(DX)'으로 요약할 수 있다. 광고회사들은 앞다퉈 다양한 현실(제품)을 가상(메타버스)으로 구현했고, 각종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판매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경험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어떤 회사가 NFT를 찍었다는 소식은 뉴스감이었고 마케팅에 활용됐다. 하지만 현장의 실무자들은 이런 흐름이 끝났다고 진단한다. 단순한 시도나 도입만으론 제품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얘기다.
김진성 제일기획 메타버스사업팀장
“가상과 현실, 자연스러운 연결에 주목”
이호준 이노션 메타버스랩 팀장
“시장서 자리잡는 기술들 윤곽 나올것”
성현제 HS애드 플랫폼사업부 이커머스X팀장
“새로운 시도보단 고객경험 투자 늘듯”
강태호 대홍기획 디지털사업부문장
“실제 결제 가능한 토크노믹스 창출 관건”
제일기획, 이노션, HS애드, 대홍기획 등 광고회사 4곳의 디지털 마케팅 부문장들은 웹3.0 시대에 발맞춰 탈중앙화 정신을 구현해야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수가 플랫폼을 독점하던 방식의 메타버스 운용이 아니라 참여자(소비자)가 실질적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 NFT는 수집·소유·투자의 대상에서 토크노믹스(Tokenomics) 체제의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결국 대중성을 지녀야 성공할 수 있다. 광고업계 최일선에서 DX마케팅을 맡고 있는 담당자들에게 하반기 전망에 대해 물었다.
■ 김진성 제일기획 메타버스사업팀장
"웹3.0 시대, 브랜드커뮤니케이션(방식)은 변해야 한다. 메타버스와 NFT가 어떻게 하면 광고주의 브랜드와 이질감 없이 연결될지 연구하고 있다. 최근 NFT 전문 아티스트 팀인 스마스(SMATh)와 진행한 업무 협약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지금까지의 메타버스는 플랫폼 구축이나 체험 설계에 집중한 시기였다. 이젠 현실 세계와의 연결이 중요한 시기다. 경제적 관점에서의 연결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어떤 브랜드든 가상과 현실의 심리스(Seamless)한 연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삼성그룹 계열의 광고사 제일기획은 소비자의 가상공간 활동을 어떻게 현실로 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 지난 5월엔 메타버스 분야 전문기업 이브이알스튜디오에 170억원을 투자했다. 제일기획은 전통적 광고회사 이미지를 뛰어넘고 있다. CF도 찍지만, CF 외 분야의 매출 비중이 이미 더 많다.
■ 이호준 이노션 메타버스랩 팀장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많은 시도들이 단순히 시류에 편승한 움직임이라기보다는 큰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NFT와 메타버스, 나아가 확장현실(XR)이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키워드들이 반짝하고 사라질 트렌드는 아니다. 이노션은 현대자동차의 모빌리티 유니버스(Metamobility universe)를 런칭했다. CDP가 MP3로,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어폰줄이 사라졌을 때 등 기술의 진보로 시작된 모든 변화의 시점에서 시장은 그 기술에 대해서 찬양하고 비난했다. 어떤 기술이 시장에 어떻게 자리잡느냐는 대중이 판단할 문제다."
현대차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은 지난달 30일 CDM, 즉 Creative & Contents, Digital & Data, Meta & Mobility를 3대 키워드 선포했다. 디지털 분야의 강화, 즉 메타버스와 NFT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포부다. 이밖에도 메타휴먼, XR 콘텐츠 등 다양한 해당 기업들과 협업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성현제 HS애드 플랫폼사업부 이커머스X팀장
"DX 마케팅 활동이 '시도'만으로 고객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관련 활동들이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되는 단계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본다. 멀리 보면 DX 마케팅 흐름은 이어지겠지만 당장 하반기에는 주춤할 수도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국면을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하반기 마케팅 비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은 성과를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에 예산을 집중하고 있다. 올 하반기나 내년까지도 새로운 투자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DX, NFT, 메타버스 관련 마케팅은 아직 영글지 않았다. 지금은 넥스트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기업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시기다."
LG 계열의 광고회사 HS애드는 지난 2020년 씨엑스클리닉(CX CLINIC)을 만들어 서비스했다. 디지털 공간에서 고객이 경험하는 여정(CEJ) 전반 관리를 위한 전략 모델이다. HS애드의 모회사 지투알은 DX 인재를 키우기 위해 지난 4월 고려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구 등을 지원하고 있다. HS애드가 말하는 넥스트 마케팅의 키워드는 CX, 즉 고객경험이다.
■ 강태호 대홍기획 디지털사업부문장
"대홍기획은 NFT를 연결, 교환, 융합시킬 수 있는 '그릇'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웹3.0 관점에서 실물경제와 연결된 블록체인 기반의 탈중앙형 네트워크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메타버스에서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향유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고 플랫폼 이용자들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거래할 수 있는 인프라, 즉 토크노믹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것이 실물경제와 연결되면 기업의 매출 증대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
롯데그룹 광고계열사 대홍기획은 지난달 말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 지분 5.7%(9645주)를 인수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블로코는 블록체인 기반의 전자결제·계약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홍기획은 이를 통해 광고회사로서 쌓아온 마케팅 노하우에 블로코의 블록체인 기술력을 더해 더욱 차별화된 NFT 마케팅 사업을 펼치겠다는 포부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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