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아질산나트륨 섭취량은 소소익선(少少益善)이다. 그러나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된 식품은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육가공품이 그렇다. 햄·소시지·베이컨을 상징하는 선홍빛이 아질산나트륨 효과다. 육류의 산화를 막아 선홍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첨가량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런데 한국 육가공품 시장은 오히려 확장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햄·소시지·베이컨류 생산 규모는 2018년 1조6787억원으로 2015년 대비 23%나 증가했다.
대안은 있다. 대체육 가공품이다.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기에 육류의 산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동물성 지방도 들어있지 않아 저밀도 지질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할 위험도 적다. 맛은 어떨까. 식물성 단백질을 원료로 한 대체육은 육고기와 식감은 유사하지만 조리 시 맛과 향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체육 가공품은 육가공품과 비교할 때 식감은 물론 맛과 향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최근 많은 사람들도 찾는다. aT에 의하면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5년 무려 110억3300만달러(약 13조9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40년엔 전체 육류 시장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할 것이란 예상마저 나온다. 수요가 늘자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여기서 지난해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를 출시한 신세계푸드를 빼놓을 순 없다. 출시 3개월 만에 20만개가 팔린 스타벅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의 히트는 베러미트 첫 제품인 대체육 햄 '콜드컷'이 들어 있어 가능했다. 이 회사는 '베러데이' 캠페인을 통해 건강과 환경, 동물복지를 아우르는 대체육의 사회적 가치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업이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들도 문을 열고 있다. 풀무원이 지난 5월 오픈한 '플랜튜드'는 각종 군침 도는 대체육 메뉴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농심도 같은 달 국내 최초 파인다이닝 비건 레스토랑을 표방한 '포리스트 키친'을 열었다. 식물성 대체육 자체는 저지방·고단백질 건강식품이다. 나아가 대체육 가공품은 육가공품에 있는 아질산나트륨조차 없다. 맛과 향까지 좋으니, 섭취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맛있게 먹으며 건강까지 챙기고 싶다면 정답은 대체육 가공품이다.
류기형 한국식품영양과학회 회장 공주대 식품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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