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뺑소니를 하고도 아는 한의사에게 허위진료기록을 부탁해 무마하려고 한 경찰관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등으로 기소된 A씨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천의 한 지구대 경찰관인 A씨는 2013년 7월 25일 밤 11시께 인천 남구에서 운전 중 도로를 건너던 10대 피해자를 미쳐 보지 못하고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그런데 A씨는 정차해 피해자를 살피는 등의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피해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이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질병으로 현장을 이탈해 도주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로 마음 먹고, 평소 알고 있던 한의사 B씨에게 허위진료기록부를 발부 받아 수사기관에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에게 사고일인 2013년 7월 25일 밤부터 2013년 7월 26일까지 병원에서 우측 안면신경마비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의 진료기록부 작성해달라고 부탁했고, B씨는 이를 써줬다. A씨를 징계사건 진행 중이던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도 제출했다.
A씨는 이밖에 2015년 4월 C씨 지명수배내역을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지인에게 보내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1심은 "경찰공무원임에도 뺑소니 사고를 내고, 허위진료기록부를 제출해 사건을 조작하려 했다. 이는 경찰에 대한 시민 신뢰를 저해한 것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을, B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A씨의 공무집행방해죄, 증거위조교사 등의 혐의는 1심과 같이 유죄로 봤지만,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보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를 선고했다. 수사기관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받던 C씨 수사 과정에서 영장 없이 휴대전화를 압수해 위법한 증거 수집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위계공무집행방해죄, 증거위조교사죄 및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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