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양=뉴스1) 윤왕근 기자 = 본격 피서철이 시작되면서 강원 동해안의 밤이 연일 젊은 열기로 뜨겁다. 그러나 여름밤의 열기 지나간 해변의 아침은 술병과 폭죽 등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16일 오후 9시쯤 양양 인구해변.
이곳은 서핑 성지로 알려지면서 일명 '양리단길'로 이름이 붙은 최근 여름철 동해안에서 젊은층에게 가장 핫한 관광 명소다.
이날 밤 이곳은 코로나와 지친 일상을 피해 온 젊은이들의 해방구였다. 낮 시간대 서핑을 마친 이들은 밤이 되자 인근 포장마차와 펍에서 술과 음식을 즐기고 클럽에서 음악에 몸을 맡겼다.
코로나 재유행 우려 속 맞은 피서철이라 좁은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위태로워 보였지만 젊음의 밤은 이마저 무색케 했다.
문제는 이 같은 뜨거운 밤이 지난 아침이다.
해변 보행로 벤치와 화장실 인근 서핑보드 거치대 앞 등에는 컵라면 용기와 일회용컵, 다 쓴 폭죽 더미, 맥주캔, 과자봉지 같은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쓰레기가 널린 쉼터 바로 뒤편에 붙은 무단 투기 금지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때문에 이날 해변가에 바람을 쐬러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고개를 내저으며 자리를 떴다.
이날 인구해변을 찾은 김진수씨(60·강릉)는 "인구나 죽도가 최근 서핑성지로 알려지며 예전과는 다르게 별천지가 됐다고 해서 와봤다"며 "멋있게 태닝을 한 젊은 친구들이 여름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온 사방이 쓰레기 투성이라 보기가 안좋고 악취가 심하다"며 "가족 단위 관광객이 올 곳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해변 일대에 금융회사 등에서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캠페인'을 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었지만 플로깅을 하는 피서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해당 해변 외에도 강릉 경포 등 동해안 해수욕장의 모습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특히 매년 피서철만 되면 동해안을 뒤덮는 폭죽 잔해는 미관을 해치고 안전을 위협했다.
피서철 상인들의 폭죽 판매와 일부 몰지각한 피서객들의 위험한 폭죽놀이는 피서철 강원 동해안 등 주요 해변의 오랜 골칫거리다. 단속반이 해변을 돌아다니며 제지했지만 잠시 멈출 뿐 다시 광란의 폭죽 파티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동해안 지자체는 폭죽 행위에 대해 1~2회 구두 단속 후에도 듣지 않으면 계고장을 발급하고 있다.
이마저도 지자체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해수욕장에 한할 뿐 마을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해변은 사실상 무법천지다.
동해안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자체 관리 해수욕장도 인력부족으로 관리가 어렵지만 일부 마을 자체운영 해변은 행정력이 닿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마을 관계자들에게 환경미화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하고 높은 시민의식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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